격납고 둘러보고 떠난 조양호…재벌가 장례문화 각양각색

아주경제 / 이범종 기자

고 조양호 회장의 운구행렬이 대한항공 임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고 조양호 회장의 운구행렬이 대한항공 임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데일리동방]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영면에 들었다. 조 회장 운구는 마지막으로 대한항공 본사에서 노제를 거친 뒤 장지로 향했다.

장례 문화가 다 비슷해 보이지만 재벌 체제가 대를 이어가면서 집안 어른을 떠나보내는 모습은 그룹별로 다양했다.

지난 8일 눈을 감은 조양호 회장 운구행렬은 16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영결식 이후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과 강서구 공항동 본사 등을 돌아보았다. 대한항공 본사에서는 고인의 출퇴근 길과 격납고 등 조 회장과 함께한 공간을 돌아보았다. 조 회장은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에서 영면에 들었다. 신갈 선영은 고인의 선친이자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 모친 김정일 여사가 잠든 곳이다.

눈에 띄는 장면은 대한항공 임직원들이 유니폼 차림으로 본사 앞 도로와 격납고 등에 도열해 조 회장을 배웅한 것이다. 45년간 회사를 이끈 고인에 대한 예우였지만 일각에선 가족들의 ‘갑질’ 영향으로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조 회장의 영결식은 2002년 11월 별세한 조중훈 회장과 겹친다. 고인들의 영결식 모두 월정사 소속 스님들의 독경이 있었고, 이들의 일대기를 정리하는 영상물도 상영됐다.

대북사업에 앞장서다 2001년 3월 타계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장례식장에는 북한 관계자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송호경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조문단 4명은 영결식을 하루 앞두고 서울 청운동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조문단은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의 조전원문과 영전에 바치는 조화를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 유족들에게 전했다. 정 명예회장 발인은 청운동 자택에서 유교식으로 진행됐다. 고인은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선영에 잠들었다.

선친의 뜻을 이어 대북사업을 하던 고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도 2003년 8월 당시 북한 측의 추모를 받았다. 당시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조선민족경제협력위원회, 금강산국제관광총회사 등이 조전을 보냈다.

SK그룹은 화장을 통해 장묘 문화를 선도해왔다. 고 최종현 회장은 1998년 별세할 당시 본인의 화장과 화장시설 사회 기부, 장묘 문화 개선 등을 유언으로 남겼다. 부인 박계희 여사 장례도 화장으로 마무리됐다.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 부인인 고 노순애 여사 역시 2016년 화장으로 영면에 들었다. 첫째 아들인 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도 화장됐다.

SK그룹은 2010년 500억원을 들여 세종시에 화장장과 납골시설 봉안당을 갖춘 장례시설 ‘은하수공원’을 기증했다.

LG는 조용한 장례로 유명하다. 지난해 5월 별세한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은 ‘조용한 장례’를 주문한 고인의 뜻대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언론에는 운구 과정만 공개됐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도 광주 곤지암 화담(和談)숲 인근 나무 뿌리 옆에 ‘수목장’으로 자리했다.

LG가(家) 사람으로 2016년 5월 운명을 달리한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발인도 유족의 뜻에 따라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고인은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넷째 동생이다.
이범종 기자 laughi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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