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가격 조정 없다"는 대한항공·아시아나 빅딜... ‘공수표?’

아주경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빅딜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수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대표이사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연일 인력 구조조정과 독과점에 따른 항공권 가격 인상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오히려 과거 잘못된 행태가 재조명되면서 빅딜에 따른 부작용 최소화 방안을 내놓으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위기 때마다 인력 구조조정 카드 꺼냈던 항공업계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1년간 코로나19와 일본의 경제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인력 운영에 대해 보수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규 인력 채용 없이 최소한의 인력운영으로 조직을 운영했다는 뜻이다.

실제 양사의 올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3분기 1만9467명이었던 직원이 올해 3분기 475명 줄어든 1만8992명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기간 23명 감소한 9042명을 나타냈다. 저비용항공사도 저임금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티웨이를 제외하고 마찬가지였다.

무급휴직 등에 따른 연간 급여총액도 크게 줄었다.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기준 965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4%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7% 줄어든 3170억원에 그쳤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 발표 이후 인력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는 조 회장과 우 사장의 주장과는 정반대되는 수치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32차 한미재계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합 이후) 구조조정은 계획에 없다"며 "모든 직원을 품고 가족으로 맞이해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 사장도 지난 2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2차 대한상의 관광산업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한항공은 지난 51년간 한 번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한 적이 없다”며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들어온다고 해도 이런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항공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위기 때마다 꺼내든 돌파 카드에는 인력 구조조정이 있었다”며 “최근 1년간 상대적으로 인력 축소가 적었던 것은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한 조치로, 코로나19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이 같은 기조가 얼마나 유지될지 모를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대한항공은 지난해 일본의 경제도발에 따른 타격으로 수익이 줄자 인력 구조조정을 하나의 돌파구로 활용했다. 지난해 12월 일본 노선의 축소로 수익성이 줄어들자 2013년 이후 6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임원을 20% 넘게 줄인 데 이어 인력 구조조정 강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제도발보다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이 더욱 깊고, 오래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주요 사업도 정리하는 상황에서 인력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게 가능한 일이냐”고 반문했다.

◆독과점에 따른 항공권 가격 인상 없다는 주장도 과거 사례와 배치돼
독과점에 따른 항공권 가격 인상도 우려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업계는 봤다. 조 회장이 최근 “(항공권 가격 인상) 우려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고객 편의를 저해하거나 가격을 인상하는 행위 등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한 것과는 배치된다.

과거의 사례도 항공권 가격 인상이 뒤따를 것이라는 견해를 뒷받침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운영했던 인천과-울란바토르(몽골) 독점 노선이 대표적인 예다. 울란바토르는 대한항공의 독점 취항으로 성수기 항공권이 100만원 수준까지 치솟는 등 지나치게 비싸고, 매년 증가하는 항공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대한항공은 25년간 독점노선을 운영하며 개선이 없었다.

하지만 같은 해 7월 아시아나항공이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에 신규 취항하면서 운임이 최대 20% 내려갔다. 대한항공 독점 구조가 해소되고 경쟁 체제가 작동하면서 요금 인하 효과를 본 것이다. 거꾸로 얘기하면 독점이 깨지지 않았다면 없었을 일이라는 의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뿐만 아니라 아시아나항공도 독점적으로 운영되는 노선에 대해서는 신규 항공사의 진출이 쉽지 않다”며 “이미 양사가 현지에서 다져놓은 관계로 인한 것으로 이에 바탕해 비슷한 거리의 노선보다 많게는 2~3배에 달하는 운임을 취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전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유진희 기자 saden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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