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 르포] 매서운 부산 민심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사람 없다지만...與 한 게 뭐 있노”

아주경제

부산 부산진구에 위치한 부전시장 [사진=황재희 기자]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 없겠지마는 어떻게 이래 하는교? 투명하게 한다고 해놓고는 너무 실망했다 아이가.”


4‧7 보궐선거를 앞둔 부산 민심이 문재인 정부를 향해 매섭게 불고 있다. 민주당의 성 비위 사건과 부동산 정책 실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으로 등장한 ‘정권심판론’이 수도권뿐만 아니라 부산에서도 힘을 얻는 모양새다.

지난 27~28일 부전역 인근 부전시장과 지하상가에서 만난 상인들 다수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 캠프와 불과 5분 거리에 있는 시장이지만 민심은 차가웠다.

부산시민들은 대부분 이번 선거를 김 후보와 박 후보의 인물 검증이 아닌, 당을 심판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정책공약이나 인물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는 당적으로 가르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부전시장에서 나란히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60~70대 여성 3명은 이번 투표에서 콕 집어 2번을 뽑겠다고 밝혔다. 60대 여성 A씨는 “이번에는 무조건 2번을 뽑겠다”며 “그래도 지금보다는 잘하지 않겠느냐. 당일 투표하러 못 가겠지만 사전 투표를 꼭 하겠다”고 말했다.

70대 여성 B씨도 “나는 원래도 2번 당을 지지했지만, 국민의힘이 하면 지금 민주당이 하는 것보다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발가게를 운영 중인 60대 여성 C씨와 D씨도 박 후보를 뽑겠다고 말했다. C씨는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은 없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이 시국에 어떻게 그런 부정이 계속 나오느냐”며 “정치권이 좀 투명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했다.

반찬가게를 운영 중인 50대 여성 E씨 역시 “김영춘은 잘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성추행 사건도 마음에 들지 않고, LH사태도 열불이 난다”며 2번을 찍을 것이라고 했다. 기름집을 운영 중인 60대 남성도 정권심판을 언급하며 “2번을 뽑겠다”고 답변했다.

야채가게를 운영 중인 40대 여성도 2번을 뽑겠다고 말했다. 그는 “2번 후보 같은 경우에는 선거가 아니더라도 수시로 돌아다니며 인사를 하곤 했다. 부산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느껴졌다”며 “1번 후보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선거에만 반짝 나온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어서 만난 80대와 70대 상인 역시 2번을 뽑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유를 묻자 “살기가 더 힘들어졌다”며 “이번에는 2번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부전역 인근 지하상가 모습 [사진=황재희 기자]



1번인 김 후보를 뽑겠다는 민주당 지지자도 있었다. 부전역 지하상가에서 미용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여성 2명은 1번을 뽑겠다고 밝혔다. 그들은 “지금처럼 정책이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1번을 뽑아야 한다”며 “나라와 당을 위해서 1번을 찍겠다”고 전했다.

네일숍을 운영하는 30대 여성은 “투표를 할까 말까 아직 생각 중인데, 하게 된다면 1번 민주당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만난 20여명의 부산시민 중 민주당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가덕도 신공항’이나 김 후보의 ‘YC 노믹스 및 천지개벽 프로젝트’, 박 후보의 ‘15분 도시 어반루프’ 공약 등을 거론하는 사람은 없었다. 박 후보에게 제기된 해운대 엘시티‧재산신고 누락 의혹 등을 언급하며 문제 삼은 시민들은 많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는 말 그대로 ‘정권 심판’의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부산=황재희 기자 jhhwa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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