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본질 아니다" 강조한 美...북미 실무협상 재개 언제쯤

아주경제 / 한지연 기자

2019-07-18 15:07:24


북·미간 실무협상이 북한의 지연전술로 더딘 속도를 보이고 있다. 한·미군사 훈련을 볼모로 협상 판을 흔든 뒤 실리를 얻으려는 전형적인 전술이라는 평가와 함께 북·미간의 입장차가 여전해 협상의 여지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실무협상인 만큼 북한이 마음먹기에 따라 이달 내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우리는 북한에 대한 엄청난 진전을 이뤄냈다"면서 "궁극적으로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간은 본질적인게 아니다. (대북)제재는 전부 유지되고 있다"고 재차 밝혔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과의 협상 재개를 고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시간과 여유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북한을 향해 언급한 '창의적 방안'과 일맥상통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측이)처음에 없던 아이디어를 갖고 테이블로 오기를 희망한다"면서 "우리가 검증할 수 있는 방식으로 북한을 '최종적으로 비핵화'(FFVD)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 내에서 '북핵 동결=개성공단 등 일시적인 제재완화' 등의 주장이 힘을 얻는 데 나온 것이여서 주목된다. 외교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얼마든지 기다려 줄 수 있지만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전향적 조치를 가져오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전형적인 시간끌기 전술로 미 측의 애를 태우고 있다. 전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8월 예정된 한미 '19-2 동맹' 연합위기관리연습(CPX)을 언급하며 "만일 그것이 현실화된다면 조미(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차후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북미실무협상 개최와 관련된 결심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다수의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은 북측에 실무협상을 이번 주에 열자고 제의했지만, 북한은 명확한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미측이)회담 시기와 장소 등 제반 여건을 북측에 전부 위임했는데도 북측이 무응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이른 시일 내 실무협상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건 확실한데,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상태라 실익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6.30 판문점 회동 직후 2~3주 안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북미실무협상이 재개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시기를 정해놓고 날짜를 끌면서 판을 쥐고 흔드는 건 북한이 늘 보이던 협상전략"이라며 "북측이 CPX를 보고 결정한다고 했기 때문에 최소 다음달 중순이 지나야 여건이 마련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정대진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는 "스티븐 비건 대북 특별대표 만큼 재량권을 갖고 협상에 임할 수 있는 인물이 북한에서 나와줘야 하는데 현재 북한의 권력구조 상 비핵화 협상에 총대를 맬 굵직한 인물이 없다"면서 "북측이 실무협상을 지연시킬 구실을 찾다가 시점이 맞아떨어진 CPX를 어거지로 끼워 맞춘 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실무협상을 최대한 눙 치고, 정상회담 방식으로 선회할 것"이라며 "다만 미측과 협의가 있기 때문에 아주 안할 수는 없고 일러도 8월이 돼야 모멘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사전 의제조율이 필요한 고위급회담과는 달리 실무협상인 만큼 양측 마음먹기에 따라 시기에 상관없이 언제든 열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신 센터장은 "북미 정상 간 대화를 이어가려는 의지가 있고, 또 실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실무협상 재개에 나쁜 시그널은 없다"면서 "비핵화 로드맵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에 보다 좋은 결과를 위해선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다. 또 마음먹기에 따라 못할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지연 기자 ha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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