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정확한 팩트체크] 이용수 "정신대, 위안부 어떻게 같으냐"…무엇이 다른가

아주경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25일 기자회견에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이 간사로 있었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위안부 피해자들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에서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이 위안부 할머니랑 합쳐서 쭉 이용해왔다”며 “위안부와 정신대가 어떻게 같으냐”고 지적했다.


일제 강점기 공장에 징용당한 여성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해 설립된 정대협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앞세워 반일 메시지 전달에만 매진했을 뿐, 할머니들이 원한 문제 해결에는 나서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정대협의 설립 배경과 함께 정신대와 위안부 피해자들이 어떻게 다른지에 관심이 쏠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① ‘정의연 전신’ 정대협 설립 배경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홈페이지에 따르면 정대협은 1990년 37개 여성단체의 결의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로 발족했다. 협의회 이름에서도 드러나듯 정대협은 ‘한국 정신대 문제’ 해결을 위해 출범했다.

정대협은 지난 2018년에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 위한 정의기억재단’과 통합해 현재 정의연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정의연 홈페이지 속 단체소개 글에 따르면 설립 초기부터 정대협은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한 위안부 문제 전문 비정부기구(NGO)로 활동했다.

단체소개 글에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는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 있는 증언으로 세상에 알려진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할머니들께서 끊임없이 외쳤던 메시지를 이어받아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활동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신대 피해자와 관련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때문에 이 할머니가 “정대협이 정신대 문제 관련 단체임에도 위안부를 이용했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② 정신대-위안부, 무엇이 다른가

위안부는 세계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이 각 전장에 만든 위안소에서 거부·외출할 자유를 박탈당한 채 일본 군인들의 성 상대가 되었던 여성들을 뜻한다. 반면 정신대는 일본군이 2차대전 때 군수공장 등에 데려가 강제노동을 시킨 근로정신대를 의미한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여자정신근로병’에 의해 조직된 여자근로정신대는 원래 남성노동력이 부족해지자 수십만 명에 달하는 미혼여성을 일본과 국내의 군수공장 등에 강제 취역시켰다.

일종의 민간인 노동부대가 ‘정신대’라는 의미로, 원칙적으로 ‘여자근로정신대’와 ‘일본군위안부’ 제도는 다른 것이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는 정신대를 ‘위안부’라고 인식해왔다. 위안부 문제가 한국 사회에 제기되던 시기에 정신대와 위안부가 동의어처럼 혼용돼 사용됐기 때문이다.

정신대 피해자 증언에 따르면 실제로 여자근로정신대로 간 여성이 일본군위안부로 간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정신대와 위안부 피해자 간에 일부 접점이 있다. 그러나 정신대는 ‘강제징용의 피해’ 맥락에서 다뤄져 왔고, 위안부는 전쟁 시기 일본군대에 의한 여성 인권유린이라는 점에서 명백히 다른 개념이다.

정혜인 기자 ajuc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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