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OUT" 외친 택시 업계...정부는 개점 휴업

아주경제 / 강일용 기자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택시기사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타다' 퇴출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택시와 차량공유 업체 간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지만 정작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타다 등 차량공유 업체의 완전 퇴출을 요구하는 택시 업계와 합법의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택시 측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타다의 대립 사이에서 택시·카풀 대타협 기구는 허수아비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15일 새벽 서울 시청광장에서 택시기사 안모(77) 씨가 분신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안씨는 자신의 택시에 '공유경제 꼼수 쓰는 불법 타다 OUT'이라는 말을 남겼다. 차량공유 서비스에 대한 불만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택시와 차량공유 업계의 갈등이 시작된 후 일어난 네 번째 분신 사망자다.

15일 오후에는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 조합원 3000여명(경찰 추산)이 서울 광화문에서 '타다'의 퇴출을 요구하며 관련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타다가 11인승 이상 승합차(예: 카니발) 임차시 운전자(대리기사) 알선이 가능하다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이용해 편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래 해당 법령은 해외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예외 조항인데, 타다는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진행하면서 사실상 택시와 같은 유상 운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개인택시조합 등은 이를 문제 삼아 지난 2월 타다 서비스가 불법이라고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타다는 합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역시 타다가 배외영업만 하지 않는다면 법령상 문제될 것은 없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신중한 입장을 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택시 업계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타다는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50만명의 회원수, 1000대의 영업 차량, 4300여명의 드라이버를 확보했다. 여론도 타다에 호의적이고 택시 업계에는 싸늘하다. 아이디 ‘sksx****’를 쓰는 네티즌은 타다 파업 관련 기사에 “소비자에게도 선택의 자유가 있다”고 댓글을 남겼고, ‘jin_****’는 “타다 타 본 사람은 택시보다 얼마나 훌륭한 서비스인지 안다. 돈을 더 주더라도 품질 좋은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고 전했다. 아이디 ‘hyoo****’는 “택시도 손님 골라 태우는데 손님도 차를 고를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택시와 타다의 중재자가 되어야 할 정부는 패스트트랙 등 이슈로 개점 휴업 상태다. 지난 1월 정부, 여당, 택시 업계, 카카오 등이 모여서 출범한 사회적 택시·카풀 대타협 기구는 3월 합법적 카풀 운행을 위한 합의문을 도출했다. 합의문에는 카풀 영업을 출퇴근 시간 전후 2시간 동안 허용(오전 7~9시, 오후 6~8시), 택시 월급제 시행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 합의문은 카풀에 관한 규제를 신설한 것 뿐이지, 타다 등 승합차 기반 차량공유 서비스에 대한 내용은 담겨있지 않다.

특히 타다의 실소유주인 이재웅 쏘카 대표는 해당 합의문이 카카오 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에게만 유리할 뿐 다른 차량공유 업체를 위한 내용은 담겨있지 않다고 정면 비판했다. 타다, 차차크리에이션 등 승합차 기반 차량공유 업체는 대타협 기구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

택시 업계가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우고 관련 소통은 전혀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카풀 운행 규제를 목적으로 한 대타협 기구에는 참가한 반면, 택시와 차량공유의 영역을 정하기 위해 지난해 열린 4차산업혁명위원회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에는 전혀 참가하지 않았다. 이번 대규모 집회 역시 차량공유 업체 가운데 가장 큰 카카오를 길들인데 이어 두 번째 규모로 추정되는 타다를 무릎 꿇리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강일용 기자 zer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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