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캐세이퍼시픽될까 긴장" 홍콩 시위에 글로벌 4대 회계법인도 '불똥'

아주경제 / 배인선 기자

2019-08-18 14:08:41

글로벌 4대 회계법인(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딜로이트·KPMG·언스트영)이 홍콩 시위 불똥이 튀어 '제2 캐세이퍼시픽'으로 전락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근 4대 회계법인 소속 직원들이 홍콩내 대표적인 반중 성향 신문에 전면광고를 내고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이에 중국 관영언론은 4대 회계법인을 향해 즉각 관련 조사에 착수해 해당 직원을 색출해 내고 그들을 해고할 것을 요구하라며 압박을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홍콩내 반중 성향의 빈과일보(애플데일리)엔 '홍콩을 사랑하는 4대 회계법인 직원 그룹'이라는 익명으로 홍콩 범죄인 인도법 반대로 촉발된 시위를 지지하는 영문·중문 성명을 담은 전면 광고가 게재됐다.   빈과일보는 홍콩 넥스트 디지털 미디어 그룹에서 발행하는 신문이다. 해당 창업주 지미 라이는 18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지목한 홍콩 시위 사대 배후 '4인방' 중 한 명이다.

16일자 홍콩 반중성향 빈과일보에 게재된 4대 회계법인 소속 직원들의 홍콩 시위 지지 전면광고. [사진=웨이보]



이들은 빈과일보 광고를 통해 낸 성명에서 4대 회계법인의 홍콩지사에서 홍콩인의 민주와 자유에 대한 열망을 무시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입장이 회사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들은 성명에서 홍콩 시위대의 다섯 가지 요구 사안인 △송환법 완전폐기 △홍콩경찰 폭력진압 관련 독립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체포된 시위대 석방 △시위자 폭도 규정 철회 △보편적 참정권 시행을 열거하며 홍콩 시위대를 향한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이날 글로벌 4대 회계법인을 향해 직원들이 시위 지지 전면 광고를 게재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광고비를 조달했다며 연루된 직원이 누군지 조사해 해고해야 한다며 사실상 압박을 가했다.  
 

글로벌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딜로이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4대 회계법인은 일제히 이날 즉각 별도 성명을 통해 해당 광고는 회사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거리두기'에 나섰다. 다만 중국 관영매체 요구에 따라 홍콩 시위 지지 광고에 연루된 직원을 징계할 지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PwC는 성명에서 "중국 국가 주권을 훼손하는 그 어떤 행위도 결연히 반대한다"며 "모든 폭력·불법 행위를 규탄한다"고 전했다. 딜로이트는 "4대 회계법인 직원들의 성명 진위 여부를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우리는 즉각 사실 확인 조사에 나설 것"이며 해당 성명은 회사의 입장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성명은 평화적인 방식으로 개인의 의견을 표출하는 권리는 존중한다고도 전했다.

홍콩 시위가 석달째 이어지면서 정치적·경제적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글로벌 4대 회계법인도 이를 피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이들이 '제2 캐세이퍼시픽'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홍콩 현지 캐세이퍼시픽은 직원들이 홍콩 시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중국 관영언론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이에 캐세이퍼시픽은 중국 측 항의에 굴복해 홍콩 시위 가담 직원들을 해고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중국내 '보이콧(불매) 운동'이 번지고 주가가 폭락하는 위기에 직면했다. 결국 지난 16일 루퍼트 호그 최고경영자(CEO)는 홍콩 시위 동참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만 했다.   

최근  중국 지도부가 홍콩 현지 기업에 시위와 관련해 확실한 입장을 표명하고 직원들을 단속하라고 보이지 않는 압박을 넣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홍콩 재계는 그간의 '침묵'을 깨고 홍콩 시위대를 향해 우려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 청쿵그룹 창업주가 지난 16일 문회보, 대공보 등 친중 성향의 현지 언론에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규탄하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한 게 대표적이다.  

한편 18일 오후 홍콩 시위 사태의 최대 분수령이 될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최대 300만명의 홍콩 시민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폭력 사태가 재연될 경우 중국에 무력 개입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인선 기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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