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박원순 조문 안 한다. ..벌써 2차 가해" [전문]

아주경제

 

류호정 정의당 의원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조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인의 명복을 비는 사람들의 애도 메시지를 보며, 고인께서 얼마나 훌륭히 살아왔는지 확인했다"며 운을 뗐다.

하지만 그는 '당신'을 언급하며 "위계에 저항하지 못하고 희롱의 대상이 되어야 했던 당신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기서 '당신'은 박 시장의 전직 비서 A씨로 보인다. 최근 A씨는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며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류 의원은 영화 '굿 윌 헌팅' 속 대사인 "네 잘못이 아니야"를 인용하면서 "벌써 시작된 2차 가해와 신상털이에 겨우 숨을 쉴 수 있을 당신이 혼자가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공동체가 수많은 당신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류 의원은 글 말미에 "저는 조문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러나 모든 죽음은 애석하고 슬프다. 유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페이스북 글
당신이 외롭지 않기를.
 
고인의 명복을 비는 사람들의 애도 메시지를 보고 읽습니다. 고인께서 얼마나 훌륭히 살아오셨는지 다시금 확인합니다.
 
그러나 저는 ‘당신’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존경하는 사람의 위계에 저항하지 못하고 희롱의 대상이 되어야 했던 당신이, 치료와 회복을 위해 필요하다는 정신과 상담을 받고서야 비로소 고소를 결심할 수 있었던 당신이, 벌써부터 시작된 ‘2차 가해’와 ‘신상털이’에 가슴팍 꾹꾹 눌러야 겨우 막힌 숨을 쉴 수 있을 당신이 혼자가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네 잘못이 아니야. (It’s not your fault)”
 
영화 <굿 윌 헌팅> 속 등장인물 ‘숀’이 주인공 ‘윌’에게 전한 말입니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로 다시 회자되었던 이 말을, 닿을지 모르는 공간에서, 볼 수 있을지 모를 당신에게 전합니다. 어제 오늘의 충격에서, ‘나의 경험’을 떠올릴 ‘당신들’의 트라우마도 걱정입니다. 우리 공동체가 수많은 당신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여 2차 피해를 막을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정의당의 5대 우선입법과제 중 ‘성범죄 처벌 강화를 위한 형법 개정’을 맡았습니다. 강간죄의 구성요건에 위계와 위력, 상대방의 동의 여부를 추가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저는 조문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러나 모든 죽음은 애석하고, 슬픕니다. 유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홍승완 기자 veryho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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