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평화 추구한 사명대사 유묵 전시

아주경제

사명대사가 '벽란도'의 시운을 빌려 지은 시 (1605, 교토 고쇼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이 일본 교토 고쇼지가 소장하고 있는 사명대사 유묵을 선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BTN불교TV와 공동 기획으로 ‘일본 교토 고쇼지 소장 사명대사 유묵’을 15일부터 내달 17일까지 상설전시실 1층 중근세관 조선1실에서 특별 공개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유묵은 사명대사로 잘 알려진 사명 유정(1544~1610)이 임진왜란 후 강화와 포로 송환 협상을 위해 일본에 갔을 때(1604~1605) 교토에 머물며 남긴 것이다. 이 전시는 전후 조선과 일본의 평화를 이끌어 백성을 구하는 동시에 구도자라는 승려의 본분을 잊지 않은 사명대사의 뜻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명대사 진영’(동국대학교박물관 소장)과 고쇼지에 소장된 ‘사명대사 관련 유묵’ 6점 등 총 7건 7점을 선보인다. 그 중 5점은 사명대사의 유묵으로 한시 2점(‘최치원의 시구’, ‘벽란도의 시운을 빌려 지은 시’)과 ‘대혜선사의 글씨를 보고 쓴 글’, ‘승려 엔니에게 지어 준 도호’, ‘승려 엔니에게 준 편지’다.

‘벽란도의 시운을 빌려 지은 시’는 임진왜란부터 10여 년 간 사명대사의 감회가 담긴 시로, 일본에서의 사명을 잘 마무리한 뒤 속세를 정리하고 선승의 본분으로 돌아가겠다는 사명대사의 의지가 드러난다.

‘대혜선사의 글씨를 보고 쓴 글’은 사명대사가 스승 서산대사가 남긴 뜻에 따라 백성을 도탄에서 구하기 위해 일본에 왔음을 밝혔다.

고쇼지를 창건한 승려 엔니 료젠(1559~1619)이 쓴 ‘자순불법록’과 ‘승려 엔니에게 지어 준 도호’, ‘승려 엔니에게 준 편지’는 사명대사가 교토에서 일본 승려들과 교류한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자료들이다.

‘자순불법록’은 엔니가 선종의 기본 개념과 임제종의 가르침에 대한 이해를 10문 10답으로 정리해 사명대사에게 가르침을 받고자 쓴 글로 엔니는 만 리 길을 가지 않고 이곳에 앉아 자신이 속한 임제종의 법맥을 이은 사명대사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게 됐다며 기쁨과 존경의 마음을 표현했다.

사명대사는 쓰시마의 외교승이기도 한 난젠지 장로 센소 겐소(1537~1611)를 통해 엔니에게 도호를 지어줄 것을 부탁받았다. 사명대사는 엔니의 자를 허응, 호를 무염으로 짓고 ‘허응虛應’이라는 두 글자를 크게 써서 주었다.

사명대사는 별도로 쓴 편지에 도호에는 관세음보살이 중생의 소리를 두루 듣고 살핀다는 뜻이니 마음에 잘 간직하라고 당부하고 정진 수행하는 것과 어지러운 세상에서 중생을 구하는 것이 모두 중요하다는 뜻의 시를 덧붙였다.

사명대사는 임진왜란(1592~1598) 때 의승군을 이끈 승병장이기도 했지만, 전란 중에도 전란 후에도 조선과 일본 양국의 평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한 외교승이기도 했다. 결국 사명대사는 1605년 교토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담판을 지어 강화를 맺고 조선인 포로 3000여명을 데리고 함께 귀국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교토 고쇼지 사명대사 유묵 특별 공개’는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백성을 구하고 조선과 일본 양국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진정한 깨달음을 추구한 사명대사의 뜻을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선 기자 griffi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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