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靑 문건 유출 朴 지시 없었다, 대통령 편하게 헤아려 조금 과했던 제 실수"

세계일보 / 박태훈

2018-01-16 13:37:09


박근혜 전 대통령 최측근인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중 한명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지시는 없었다"며 "모두 제가 잘못한 일이다"고 증언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박 전 대통령의 109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정 전 비서관은 자신의 재판 때와 같이 최순실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보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검찰이 '47건의 문건을 최씨에게 보낸 건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냐'고 묻자 "대통령이 최씨의 의견을 한 번 들어보는 것이 어떠냐는 취지의 말씀이 있었지만 최씨에게 문건을 보내주라는 명시적 지시는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그냥 제가 대통령의 뜻을 헤아려서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과정에서 조금 제가 과했던 것 같고 제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이 '최씨에게 문건을 보낸 것을 대통령이 알았느냐'고 하자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은 건건이 어떤 문건을 보냈는지에 대해선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이 각종 인사에 대해 먼저 최씨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하거나, 최씨에게 문건을 보낸 후 박 전 대통령에게 사후 보고를 하라고 한 적은 없다"고 했다.

증인신문 시작 전 정 전 비서관은 "지난번에 증언 거부를 했는데 안 받아들여졌느냐. 왜 오늘 또다시 나오게 된 것이냐"며 재판부에 여러 번 되묻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열린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정 전 비서관은 "오랫동안 모셔온 대통령께서 재판을 받으시는 참담한 자리에서 내가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증언을 거부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정 전 비서관에게 "지난번에 증언을 거부한 이후 검찰과 특검팀에서 진술한 것들이 증거로 제출돼 증인으로 다시 부르게 된 것"이라며 경위를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무회의 말씀 자료', '드레스덴 연설문', '해외순방 일정표' 등 청와대 기밀문건 47건을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최씨에게 누설한 혐의가 있다.

공범으로 기소된 정 전 비서관은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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