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의정부 일가족 사망, 父가 누워있는 아내·딸 공격…살인이다”

세계일보 / 소봄이

2019-05-22 09:41:00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연합뉴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의정부 일가족 사망 사건에 대해 “아마 아버지가 침대 위에 누워 있는 아내와 딸을 공격한 것”이라고 추측하며 “살인죄가 적용될 만큼 심각한 범죄”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의정부 일가족 사망 사건에서 “아버지 A씨는 자해할 때 망설이면서 생기는 상처인 주저흔이 확인됐다”며 “A씨의 딸 손등에서는 누군가의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방어흔이 약하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 아내의 시신에서는 이러한 상처가 보이지 않는다”며 “아내는 전혀 반항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A씨의 아들(15)은 지난 21일 경찰 조사에서 “평소 경제적인 문제로 심각한 대화를 자주 했다”며 “사건 전날 밤에도 부모님과 누나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비관적인 대화를 나눴고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아마 A씨의 딸 방에서 꽤 오랜 시간 동안 지체를 했고, 그런 와중에 새벽 4시까지는 생존했던 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벽 4시 이후에 이 3명이 어떤 일이 벌어진 건데 그 부분은 아들이 자고 있었기 때문에 모른다”며 “그런데 아마 침대 위에서 고스란히 누워가지고 아버지에 의해서 상해가 일어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이 교수의 말에 따르면 보통 서서 몸싸움을 하거나 움직이면 혈흔이 사방에 튄다. 몸에 상처가 발생하면서 혈액이 튀어 특정 방향으로 흩뿌려진 흔적인 ‘비산흔’이 있다는 것. 그러나 사고가 일어난 방에 비산흔이 없어 몸싸움이 없었다는 추측이다.
 
이 교수는 “(비산흔이 없기 때문에) 누워 있는 상태로 공격을 당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며 “아내 같은 경우에는 전혀 반항하지 않은 걸 보면 아마 수면 중이었든지 잠깐 잠이 들었든지 이런 와중에 공격을 당해 전혀 방어 흔적이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A씨의 딸의 경우에는 “목에만 흔적이 남아 있는 게 아니라 배에도 흔적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여 한 번 만에 상황이 전개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제일 나중에 스스로 자기 목을 공격했으나 쉽지 않아서 주저흔이 남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 교수는 A씨가 선택한 방법에 대해 “보통 모든 가족을 살해 후에 본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에는 고통이 적은 방식을 선택한다”며 “탄을 쓴다거나 수면제를 쓰는데 A씨 경우에는 고통이 아주 심했을 것”이라고 의견을 더했다.
 
유서나 메모가 남겨지지 않은 것에 대해 이 교수는 “아직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결과가 안 나왔기 때문에 정확하게 18살짜리 딸까지 데리고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아들은 왜 남겨뒀는지 증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며 이 부분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이번 의정부 일가족 사망 사건을 ‘살인’으로 규정하며 “(부모로 인한 어려움에 자식을 함께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은) 잘못된 사고방식”이라며 “이 사건은 살인죄가 적용될 만큼 심각한 범죄이고, 생명권을 선택할 권한은 부모에게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A씨의 아들은 지난 20일 오전 11시30분쯤 경기도 의정부시 한 아파트에서 아빠(50), 엄마(46), 누나(18)가 안방에서 숨진 채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사고를 발견했을 당시에 대해선 아들은 잠들었다가 오후 11시쯤 일어나 사건 당일 오전 4시까지 학교 과제를 했다고 진술했다. 잠들기 직전 아들의 방에 찾아온 A씨는 “늦게까지 과제를 하느라 힘들겠다”고 격려하기도.
 
경찰 조사 결과 A씨 일가족은 최근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인근 포천시 목제가구 부품을 만들거나 조립하는 목공 작업소를 홀로 7년간 운영했으나 사업을 접었다. 최근 수금에 어려움을 겪으며 억대 빚이 생기는 등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A씨 집안에는 부채 이자만 매월 수백만원에 달해 살고 있던 집의 처분이 고민 될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나이가 많아 구직에도 실패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부가 흉기를 들고 싸웠다거나, 아들이 의심스럽다거나 하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퍼지고 있어 남겨진 중학생 아들이 큰 정신적 충격에 휩싸일지 염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한 없이 가족과 극단적 선택을 할 때 흉기를 이용하는 일은 이례적”이라며 “이런 잔혹한 방법을 사용할 정도의 동기가 있었는지 경제적 부분을 비롯한 가족의 상황 전반을 조사해 사건의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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