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다음주 '중대기로'…美관세·日수출규제 속 이재용 '운명의 날'

한국경제

2019-08-23 15:06:25

29일 이재용 부회장 대법원 최종 선고
경영권 승계 위한 뇌물 제공 여부가 쟁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에 대한 대법원 최종 선고가 오는 29일로 확정됐다.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유례 없는 대내외 경영변화를 겪고 있는 삼성은 또 다시 풍랑이 찾아올 것이란 예상 속에서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 재판에 대한 핵심 쟁점은 '경영권 승계'라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뇌물을 제공했는지 여부다. 1심에서는 뇌물을 제공했다고 봤고, 2심에서는 현안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부정청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대의 판결이 나왔다.

또 삼성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에게 말 3마리를 사준 것을 두고 이를 뇌물로 볼 것인지 여부도 첨예한 쟁점 사안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2심은 이를 뇌물로 판단했고, 이 부회장 2심은 이를 뇌물로 판단하지 않았다.

대법원이 '승마 지원금'을 뇌물로 인정하면 이 부회장의 뇌물액은 89억원까지 늘어나고, 회삿돈으로 준 뇌물이기 때문에 곧 횡령액으로 인정된다. 현행법상 횡령액이 50억원이 넘으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 집행유예가 어려운 중범죄에 속한다.

만일 대법원이 이 부회장 사건을 파기환송시키면 다시 실형을 선고받고 재구속될 수 있다. 현재 이 부회장은 2심 재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아 풀려난 상태다.

삼성은 최악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 측 관계자는 "대외적인 경영환경의 변수로 365일이 비상경영체제인 상황에서 총수 부재로 발생하게 될 유무형의 경영적 어려움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수출규제 조치 속에 주력 사업인 반도체 실적까지 부진해 그 어느 때보다 대내외 경영환경이 심각한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문제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자국 기업들을 감싸기 위해 연일 '삼성 때리기'에 나섰고, 일본은 삼성을 콕 집어 '핀셋' 규제를 시도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선고까지 1주일도 안남은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공개적 경영 행보를 이어갈지도 관심사다. 지난달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 이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던 이 부회장은 거의 매주 주말 계열사 경영진들과 비상경영회의를 열었다.

지난 5일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회의를 열었던 이 부회장은 6일 온양·천안사업장, 9일 평택캠퍼스, 20일 광주사업장 등을 잇따라 방문하며 반도체부터 생활가전, 사회공헌 활동까지 폭넓은 분야를 직접 챙겼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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