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료원 '차세대 의료기술 연구' 속도 낸다

한국경제

2017-01-11 19:18:52

의료기술 자회사만 7개…R&D센터에 2000억 투자

기술이전 수입만 한해 34억
치료제·기능성 화장품 등 개발
수익은 기초 임상연구에 재투자

외부 기술자 등에 병원문 개방
임상시험 최적화된 병실도 구축
첨단융복합의학센터 곧 착공



[ 임락근 기자 ] 고려대의료원(의료원장 김효명·사진)이 의료기술 분야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빅5 병원에 비해 진료 실적은 다소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연구중심병원(연구력을 강화한 대형 대학병원) 사업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실용연구를 늘리기 위해 외부 기술자 등에게 병원 문을 개방하고 각종 융합연구를 하는 등의 노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기초연구 사업화로 성과

고려대의료원은 지난해 34억원의 기술 이전 수입을 올렸다. 국내 연구중심병원 10곳의 기술 이전 수입(55억원)의 62%다. 국내 최대 바이오 분야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2015년 기술 이전으로 9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을 고려하면 3.8배나 많다.

활발한 기술 이전을 이끈 것은 의료기술 자회사들이다. 고려대의료원은 7개 의료기술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곳에서 초음파 골절 치료기, 기능성 화장품, 광학진단 분석기기 등을 제작한다. 난치성 신경 손상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뉴라클사이언스도 그중 하나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최근 중추신경 손상 치료 물질을 개발해 동물실험까지 마쳤다. 자산가치만 250억원에 달한다. 이상헌 고려대안암병원 연구부원장은 “뉴라클사이언스에서 나온 수익을 기초 임상연구에 재투자해 또 다른 연구를 시작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것”이라고 했다.

외부업체와의 협력도 활발하다. 삼성전자에 디스플레이 부품을 제작해 납품하던 참엔지니어링은 고려대안암병원과 협력해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했다. 계측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업체는 의료진과 함께 마취 정도를 확인하는 마취심도측정기를 개발했다. 머리에 단자를 달아 생체신호를 측정해 마취 정도와 뇌의 활동을 확인하는 기기다. 개발을 담당한 최상우 선임연구원은 “병원과 교류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고 임상시험도 해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등 미래 먹거리 발굴

고려대의료원은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병원을 개방하고 있다. 2012년 외부에 개방한 실용해부센터에는 해부학 학습용으로 쓰이는 기기부터 치료에 사용되는 각종 의료기기 등을 갖추고 있다. 의료기기에 관심 있는 기업인은 이곳을 자유롭게 방문해 의료진과 의견을 나누고 새로운 의료기기 개발에 관한 토론도 할 수 있다. 공학 기술을 가진 사람이 언제든 의사를 만날 수 있도록 매주 기술 교류 세미나도 열고 있다. 병원 내에 의료기기 임상시험에 최적화된 임상병실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 부원장은 “의료기기 개발 업체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선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필요하다”고 했다.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고려대의료원은 2015년 9월 첨단 의료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는 ‘KU-매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에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도 만들 예정이다. 이곳에 국내외 석학 30명을 채용해 의학연구를 선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장 수요 중심의 연구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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