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돈으로 우편향 안보교육' 박승춘 "국정원이 시켰다"

머니투데이 / 한정수 기자

2018-01-12 11: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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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 /사진=뉴스1

이명박정부 시절 외곽단체인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국발협)를 운영하며 국가정보원 예산으로 우편향 안보교육 사업을 벌인 혐의를 받는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71)이 책임을 국정원으로 돌렸다.

박 전 처장은 12일 검찰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당시 국정원이 DVD를 제작해 이를 보훈단체 등에 배포하고 싶으니 배포처를 알려달라고 했다"며 "국정원이 DVD를 배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처장은 또 앞서 국회 국정감사에서 DVD의 출처를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국정원에서 '우리가 줬다는 것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해 밝힐 수 없었다"며 "보훈처 내부적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말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처장은 '보훈처장이라는 자리에서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국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에서 '안보 실상 교육을 많이 해달라'는 지침도 받았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이 이날 박 전 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다. 그는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 국발협 회장을 역임했고, 2011년 2월 부터 지난해 5월까지 이명박·박근혜정부에 걸쳐서는 국가보훈처장을 지냈다.

검찰 관계자는 전날 박 전 처장의 혐의에 대해 "국정원의 정치관여, 예산 집행과 관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TF(태스크포스)는 이명박정부 시절 국정원이 안보교육을 명분으로 예산 63억원을 투입해 외곽단체인 국발협을 세운 사실을 포착했다.

국정원 TF에 따르면 국발협은 2010년부터 4년간 400만명을 상대로 '진보정권은 종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우편향 안보교육을 실시했다. 그 과정에서 국정원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대기업에서 돈을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국정원 TF는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67)과 박 전 처장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한편 박 전 처장은 △공익법인인 '함께하는 나라사랑 재단'의 부적절한 예산 집행을 확인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고엽제전우회에 특혜분양을 받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이는 국정원 수사팀과 별개로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에서 각각 진행 중이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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