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음료병에 '욱일기' 디자인…생산 중단시킨 한국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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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조중희씨…제품 포장에 기모노·욱일기 사용한 폴란드 음료회사에 항의메일·SNS 공론화 노력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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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대표 식료품 회사인 호르텍스(Hortex)가 생산한 '일본 맛' 음료. /사진제공=한국외국어대학교 /사진=뉴스1



폴란드 주스 회사가 음료 제품의 디자인으로 욱일기를 사용하다 한국인들의 항의를 받고 생산을 중단했다.

16일 한국외대에 따르면 한국외대 폴란드어과 학생인 조중희씨(24)는 8월 폴란드에서 인턴 생활을 하던 중 욱일기를 디자인에 사용한 주스를 발견했다.

해당 상품은 폴란드의 대표적 식료품 회사인 호르텍스(Hortex)가 생산한 주스로 올 상반기 새로 출시한 '일본 맛'이라는 음료다. 이 주스에는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성과 욱일기 모양이 포장 디자인에 사용됐다.

조씨는 호르텍스 본사에 항의 메일을 보내 디자인 교체를 요구했다. 조씨의 메일에는 "욱일기 모양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의해 자행된 끔찍한 전쟁 범죄와 더불어 일제 강점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제국주의의 상징물"이라며 "나치 독일의 하켄크로이츠 문양을 제품에 사용할 경우 폴란드인들이 느끼게 될 고통과 슬픔에 대해 생각해보았는가"라는 항의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한 조씨는 5일 자신의 SNS에 한국어와 폴란드어로 글을 올려 이 문제를 공론화했다. 조씨의 글을 본 폴란드 교민들도 해당 업체에 항의 메일을 보내는 일에 동참했다.

항의가 이어지자 호르텍스는 10일 조씨 등이 보낸 편지에 답장했다. 호르텍스는 메일로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해 해당 포장지로 된 제품 생산을 즉시 중지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조씨는 "이번 사태를 통해 폴란드뿐 아니라 유럽에서 일본의 전쟁 범죄와 아시아의 역사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하게 됐다"며 "정부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다양한 홍보 활동을 진행해 유럽인들의 인식 제고에 힘써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구단비 인턴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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