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군 구출' 한국인 등, 어떻게 납치되고 구조됐나

머니투데이 / 강민수 기자

2019-05-12 15:38:34

[프랑스인 2명 지난 1일 실종, 韓여성은 28일간 억류 베냉 피랍→부르키나파소 이동, 말리로 가기전 '구출' 프랑스군 2명 작전 중 순직, 14일 마크롱 주재 추도식
"적색경보 지역 갔다" 프랑스에서도 여행자 비난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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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미상의 한국인 여성 1명이 11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서부 부르키나파소의 무장단체 납치범들에게 붙잡혀 억류돼 있다 풀려나 프랑스 파리 인근 빌라쿠블레 군 비행장에 무사히 도착했다. /사진=로이터=뉴스1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세력에 억류됐다가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된 한국인 등 인질 4명 중 3명이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다. 미국인 1명은 아프리카에서 바로 본국으로 향한다. 이들의 구출 과정에서 프랑스 군인 2명이 숨진 가운데, 피랍자들이 당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여행하다 군인을 희생시켰다는 비난 여론도 일고 있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쯤(한국시간 12일 새벽 1시) 프랑스인 남성 2명과 한국인 여성 1명을 태운 프랑스 정부 전용기가 파리 남서부 근교 빌라쿠빌레 비행장에 도착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활주로까지 마중 나와 인질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이 자리엔 최종문 주프랑스 대사도 참석했다.

신원 미상인 40대 한국인 여성은 도착 후 한국 내 가족들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비교적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특별한 이상이 없을 경우 조만간 귀국할 예정이다.

◇'국립공원' 납치부터 '佛 군 2명 사망' 구출까지…한국인 여성 납치경위 미상
프랑스인 피랍자 로랑 라시무이야(46)와 패트릭 피크(51)는 지난 1일 부르키나파소의 이웃 국가 베냉의 펜드자리 국립공원을 관광하다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됐다. 이들과 함께한 사파리 가이드는 여러 군데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으며, 이들이 탄 트럭 차량은 불에 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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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군은 자체 정찰자산과 미국 정보당국의 도움으로 무장세력이 말리와 국경과 인접한 동부 부르키나파소의 반사막 지대로 이동했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어 피랍자가 말리로 이송되면 구출이 더 어려워질 것을 우려, 지난 9일 밤과 10일 새벽 사이 기습공격을 해 4명의 인질을 구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 해병 특수부대원 세드릭 드 피에르퐁 상사와 알랭 베르통셀 상사가 총에 맞고 숨졌다.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는 납치 배후세력이 2015년 1월 창설돼 말리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카티바 마시나(FLM·마시나 해방전선)'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배후 세력을 특정하지 않았다.

프랑스군은 한국인과 미국인 인질의 억류 사실을 기습작전 도중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과 미국인 여성은 28일 동안 억류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구체적인 신원이나 납치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 여성은 장기간 여행을 했다고 밝혔으며, 미국 여성과 같은 날 인질이 된 것으로 파악돼 두 사람이 여행 중 만나 납치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61세로 알려진 미국인 여성은 구출 뒤 부르키나파소 현지에 있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통해 이송 절차가 진행 중이다.

◇프랑스 인질 "목숨 잃은 장병께 사의·애도"…여론 "희생받을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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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 피랍자 2명을 비판하고 있는 트위터. /사진=트위터 캡쳐
프랑스인 인질 중 한 명인 라시무이야는 파리 도착 후 "우리를 지옥에서 구출하느라 목숨을 잃은 두 장병에게 감사하다"며 이들의 가족을 찾아 애도를 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프리카의 복잡한 상황과 정부의 권고를 좀 더 받아들였어야 했다"고 반성했다.

그러나 이들을 향한 시선은 싸늘하다. 정부의 경고를 무시하다가 애꿎은 군인의 목숨만 희생시켰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인 인질 2명이 납치된 펜드자리 국립공원을 포함한 부르키나파소 국경 부근 베냉 북부와 부르키나파소 남서부는 프랑스 외무부가 '적색경보(Formally Discouraged)'를 내린 곳이다. 대한민국 외교부 역시 말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부르키나파소 북부 일부 주를 적색경보(철수권고), 그외 주를 황색경보(여행자제) 지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프랑스 트위터 등 SNS에는 "두 멍청이 때문에 군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들은 희생을 받을 자격이 없다", "감옥에 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르드리앙 장관은 "무장단체가 세력을 넓히고 있고 이동범위도 커진다"며 "특히 말리 남부 인근 국가가 새로운 위협 목표가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군은 말리, 부르키나파소 등 서아프리카 지역에 테러 위협이 커지자 4500명의 부대를 배치한 상태다. 지난 3월 말에는 사헬(사하라 사막 이남지역) 지대에 말리 해군 특수부대 대테러 전략팀을 파견하기도 했다. 이번 구출 작전에서 순직한 장병 2명 역시 이 팀 소속이다. 지난 2013년 프랑스 정부가 말리 북부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로 인해 군을 개입시킨 후 지금까지 24명의 프랑스 군인이 숨졌다.

한편 프랑스 정부는 오는 14일 마크롱 대통령 주재로 숨진 장병 2명에 대한 추도식을 열 예정이다.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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