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생이별할 수 없어요" 난민 소년의 슬픈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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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난민 인정된 소년, 2주후 재심사결과 따라 아버지 난민 여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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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난민 재심사를 응원하기 위해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민혁군(16)이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사진= 임찬영기자


11일 오후 이란 출신 난민 김민혁군(16)이 서울 양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입구에 돗자리를 깔고 앉았다. 김군은 "부자지간 생이별 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었다. 김군이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방문한 이유는 아버지의 '난민 재심사' 때문이다. 이번 난민 재심사 결과에 따라 아버지는 한국에서 추방 당할 수 있다.

이날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서 김군의 아버지 A씨에 대한 '난민 재심사'가 열렸다. 재심사 결과는 2주 가량의 심사 후에 A씨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두 부자는 2010년 김군이 7살 때 한국에 방문해 기독교로 개종했다.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 개종은 사형까지 당할 수 있는 중죄다. 이들 부자는 난민 신청을 했으나 2016년 6월 난민불인정처분을 받았다. 부자는 법원에 항소했지만 지난해 12월 패소했다. 김군은 친구들의 청원과 시위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0월 난민으로 인정 받았다. A씨는 대법원 상고 절차 대신 올해 2월 난민재심사를 신청했고 이날 재심사를 받았다.

김군은 "많이 떨리지만 아버지가 고생도 많이 하시고 준비도 많이 하셔서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꼭 인정되셔서 같이 생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길에 같이 모의심사도 연습하고 한국어 발음을 고쳐드리는 등 모르는 것도 가르쳐드렸다"며 "모의심사는 며칠 째 연습했는데 준비한 대로만 잘하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난민으로 인정되고 가장 먼저 찾을 곳은 병원이다. 김군은 "의료보험 적용이 안 돼 아버지가 병원을 못 가고 계신다"며 난민 인정이 된다면 제일 먼저 병원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군과 A씨를 돕고 있는 난민과함께공동행동 소속 홍주민 목사는 "아버지가 기독교로 개종해 (쫓겨나면) 죽을 것을 예상할 수 있으면서 (난민 인정 심사에서) 탈락시킨 것은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판단"이라며 "난민을 추방하는 것은 살인 행위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오늘 김군의 1인 시위에는 난민과함께공동행동도 함께했다. 이들은 이달 6일부터 9일까지 SNS를 통해 100명의 시민에게 '난민 인정'이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찍은 사진을 받아 대형 플래카드를 만들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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