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2심 유죄…향후 성폭력 재판에 영향"

머니투데이 / 최동수 기자

2019-02-12 12:38:27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 2심 판결별 쟁점 분석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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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안젤라홀에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사건 2심 판결 쟁점분석 변호인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위를 이용해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 1심과 2심 재판부가 엇갈린 판단을 내놓은 가운데 피해자 변호인단이 "향후 성폭력 사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업무상 위력 범위 판단 시 지위가 낮은 김씨의 업무와 처지를 고려한 점 △가해자 안희정 전 지사의 진술 신빙성을 판단해 피해자 김지은씨의 진술 신빙성이 있다고 본 점 △성인지 감수성 변화를 판단에 적용한 점 등 향후 위력 혹은 상하관계에 의한 성폭력 사건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지표를 남겼다는 평가다.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2일 서울 마포구 성폭력상담소에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 2심 판결별 쟁점 분석'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변호인단 9명이 참석했다.

장윤정 공대위 변호사는 "변호인단은 1심과 다르게 2심 판결은 다를 것으로 예상했다"며 "항소심 판결은 앞으로 성폭력 사건에 영향을 미친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안희정, 업무상 위력으로 피해자 간음" = 2심 재판부는 업무상 위력을 적게 평가한 1심 재판부와 다르게 안 전지사가 업무상 위력으로 김씨를 간음했다고 판단했다. 안 전지사의 지위나 권력이 김씨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했다고 본 것이다.

2심 재판부는 김씨가 수행비서로서 한 업무와 업무부담, 강도를 비롯해 업무내용에 '상시적으로 안 전 지사의 심기를 살피고 배려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안 전지사가 수행비서인 김씨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자유롭게 행사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걸 알고, 김씨 의사에 반해 간음행위를 했다는 판단이다. 성관계를 갖자는 명시적은 합의 동의가 볼만한 자료가 없고 서로 이성적 관심이나 이성적인 교감을 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20살 연상의 유부남이자 도지사인 안 전지사는 자신의 감정이나 성욕에 충실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안 전지사가 김씨의 의사나 감정 반응을 주의 깊게 살폈다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봤다.

◇"피해자 김씨 진술 일관성있다고 판단"= 김씨의 진술도 일관성을 인정받았다. 사건 당시 상황과 안 전지사의 행동·반응 등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묘사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2심 재판부는 김씨가 안전지사가 좋아하는 순두부집을 물색한 사실, 안 전지사가 이용하는 미용실에 찾아간 사실, 안 전지사와 와인바에서 와인을 마신 사실 등에 대해서도 1심 재판부와 다르게 판단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를 성폭력 피해자가 보이기 어려운 행동으로 보고,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행 혐의를 무죄로 봤다.

2심 재판부는 순두부집을 물색한 것은 안 전지사의 식사메뉴를 확인하고 보고하는 수행비서 본연의 업무로 봤다. 미용실에 찾아간 것은 성폭력 피해자가 보일 수 없는 문제되는 행동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김혜겸 변호사는 "1심에서는 순두부집을 찾고 와인바, 미용실 등에 방문한 정황을 들면서 김씨 진술을 믿기 어려운 정황이라며 의문을 드러냈다"며 "하지만 2심에서는 안 전 지사 측의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고 타당성이 없다고 봤다"고 말했다.

◇"피고인 진술 신빙성과 성인지 감수성 고려" = 2심 재판부는 7시간에 걸쳐 안 전지사를 심문한 뒤 안 전지사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윤정 변호사는 "안 전지사 스스로 김씨에게 '미안하다'고 한 사과를 번복했다"며 "안 전지사는 검찰 조사 때는 김씨와 피해자와 연인이었다고 주장했다가 항소심에선 연인관계가 아니었다고 주장, 진술의 일관성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최 변호사는 "이번 항소심은 피고인 안 전지사의 진술도 신빙성을 따져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는 간접자료로 활용했다"며 "성폭력 사건 심리구조의 발전적 사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2심 재판부는 위력에 의한 추행 등의 인정 여부를 따질 때 객관적 상황과 두 사람의 관계,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해진 변호사는 "이번 항소심 판결은 피해자가 처한 상황, 가해자와의 권력관계, 피해 경위, 사건 맥락 등을 충분히 심리했다"며 "대법원이 제시한 성폭력 사건 심리에 있어 성인지 감수성 관점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성폭력 관련 재판에서 이번 항소심과 같은 심리와 판단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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