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중인 스크린도어에 끼여 사망..." 배상 못받는 이유

머니투데이 / 백인성 변호사 기자

2019-04-2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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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역에서 내렸다 열차 쪽으로 쓰러져 시공 중이던 스크린도어에 끼어 숨진 50대 남성의 유족들이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패소했다. 사고 피해자가 취한 상태에서 출발 중인 열차에 손을 짚는 우발적인 행동으로 일어난 사고인 만큼, 철도공사에는 배상 책임이 없다는 것이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20민사부는 A씨의 유족이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서울 지하철 신길역에서 하차했다 선로 쪽으로 쓰러져, 출발하는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졌다.

판결 기초사실을 종합하면, 2018년 1월 저녁 술을 마셨던 A씨는 신길역에서 내린 후 비틀거리며 대합실 쪽으로 걸어 나와 잠시 서 있다가 갑자기 선로 쪽으로 쓰러지면서 출발하는 열차를 손으로 짚었고, 당시 설치공사 중이던 스크린도어 벽과 열차 사이로 빨려들어가 사망했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38%였다.

당시 신길역에선 2017년 9월부터 스크린도어 설치공사를 진행해왔지만 아직 시험 가동 중이어서 스크린도어 문이 열려 있는 상태였다. 당시 스크린도어 벽과 열차 사이 간격은 45㎝ 정도였고, 승객이 빨려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펜스 등은 별도로 없었다. 안전요원은 신길역 상·하행선 승강장마다 3명씩 총 6명이 배치돼 있었다.

A씨의 자녀들은 "한국철도공사가 스크린도어 문을 개방된 채로 방치했고, 이를 막기 위한 물적 시설을 설치하지 않았으며, 설치공사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수의 안전요원도 제대로 배치하지 않았다"면서 "한국철도공사의 철도시설에 이같은 설치·보존상 하자가 있고, 또 철도공사는 A씨와 여객운송계약을 맺은 만큼 승객 안전을 배려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1억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현행 민법상 인공적 작업에 의하여 만들어진 건물과 철도, 도로 등 이른바 '공작물'의 설치·보존의 하자로 타인이 손해를 입은 경우, 점유자 또는 소유자는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하자'란 그 공작물의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때문에 이 소송에서는 한국철도공사가 관리하는 '신길역 시설이 철도시설로서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결여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됐다.

이와 관련해 1심 법원은 원고 주장과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신길역 철도시설이 통상 갖춰야 할 안정성을 결여했다거나, 한국철도공사가 승객 보호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엔 어렵다며 철도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이 사건 사고는 정상적인 승하차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혈중알코올농도 0.238%의 만취 상태였던 A씨가 열차에서 하차한 후 승강장 대합실에 서 있던 중 열차가 출발하자 갑자기 선로 쪽으로 쓰러지면서 열차를 짚는 우발적 행동을 해 발생한 것"이라며 "만취자가 위와 같은 우발적 행동을 할 것까지 예상하고 이로 인한 사고가능성을 대비하기 위해 안전펜스 등 물적 시설을 설치하거나 다수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것이 철도시설이 통상 갖춰야 할 안전조치 범위 내에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철도공사는 이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정상적 방법으로 승강장을 이용할 것을 기대하고 그에 상응하는 안전시설을 갖추면 되는 것"이라며 "반드시 승강장 전체에 안전펜스를 설치해 승강장과 선로를 완전히 분리시킬 의무까지 있다곤 보기 어렵다"고 봤다.

법원은 아울러 "신길역에선 당시스크린도어 설치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실제 가동 전에는 승객의 열차이용을 위해 문을 개방해 놓을 수밖에 없다"며 "스크린도어와 열차간 45㎝의 틈새가 있기는 하나 이는 해당 선로를 지하철 외 그보다 폭이 넓은 화물열차나 탱크를 적재한 수송열차 등도 함께 이용하기에 승강장 끝에 붙어 스크린도어 벽을 설치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이같은 간격이 생기는 것도 불가피했다"고 판시했다.

백인성 (변호사) 기자 isbae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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