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대 이상 노인도 대졸실업자에 포함? 통계의 오해와 진실

머니투데이 /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2019-05-22 06:20:00

[편집자주
[[소프트 랜딩]연령과 계절성 무시하고 대졸실업자 통계 분석하는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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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용 관련 기사 가운데 대졸실업자가 60만명을 넘어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내용이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예컨대 “대졸실업자 2년 만에 또 사상최고…청년고용 개선 맞나”, “말로만 ‘청년 고용개선’…대졸 실업 2년 만에 역대 최고 [최악의 청년실업]”, “대졸자 실업자 '2년 만에 최고치'…고학력 백수 왜 늘어나나” 등이다.

이러한 기사가 인용한 통계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나오는 ‘대졸 이상 실업자수’인데 이것이 지난 4월 기준으로 60만3000명을 기록해 2017년 4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이는 청년들이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할 곳이 없어 발생한 문제라면서 최근 고용 통계가 일부 개선된 점을 강조하는 정부에 대해 현실을 인식하지 못한 처사라면서 날선 비난을 퍼부었다.

사실 대졸실업자 통계에 대한 기사는 이번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에도 4년제 대졸실업자(전문대 제외)가 40만명이 넘어서 역대 최대 수준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일제히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기사 내용을 살펴보면 대졸실업자 통계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해프닝에 가깝다. 먼저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분류된 ‘대졸실업자’는 단순히 대학을 막 졸업한 2030대 청년층을 지칭하는게 아니라 대학 졸업장을 가진 전 연령대의 실업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졸실업자는 당연히 20~30대 청년층도 있고, 40~50대 중장년층과 심지어 60대 이상 노인층까지 모두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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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대부분의 기사에서는 이러한 기본적인 통계조차 제대로 분석하지 않은 채 단순히 전체 대졸실업자가 60만명을 넘었다고 강조하면서, 이것을 곧바로 정부의 청년 고용정책의 실패라고 섣부른 단정을 해버리는 우를 범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연령별 대졸실업자 통계는 분기별로 발표되는데, 올 1분기 기준으로 51만1000명의 대졸실업자 중 20~29세 청년층은 22만4000명으로 전체 43.8%를 차지했다. 30대는 25.6%. 40대는 15.9%, 50대는 9.0%, 60대 이상 노인층은 5.7%이다.

그런데 올 1분기 20~29세의 대졸실업자는 2018년 1분기(전년 동기 대비)의 23만3000명에 비해 9000명 줄었다. 이러한 추세는 비단 올해 1분기만이 아니고 2018년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만4000명 줄고, 3분기 1만4000명 감소, 2분기 1만3000명 감소, 1분기 2만8000명 감소 등 청년 대졸실업자는 1년 내내 감소세를 보였다.

따라서 오히려 정부의 청년 고용정책이 효과를 냈다고 평가해야 맞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사들은 단순히 대졸실업자 중에 20대 비중이 높다는 것만을 가지고 마치 대학을 졸업한 20대 청년층의 실업자가 엄청나게 늘어나 정부 고용정책이 실패한 것처럼 왜곡 보도했다.

반면 대졸실업자 중 가장 많이 늘어난 세대는 60대 이상 노인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명 늘었고, 30대가 8000명 증가, 40대 4000명 증가, 그리고 50대 장년층이 1000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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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 대졸실업자 통계를 보면, 지난 4월 기준 전체 대졸실업자는 60만명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9000명 늘어났는데, 위의 분기별 대졸실업자의 연령별 증감 추세를 감안한다면 60대 이상 대졸실업자가 가장 많이 늘어났을 것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실업자도 늘었지만 취업자도 동시에 늘어난 사실을 간과하고 단순히 실업자수가 늘어난 것만 강조한 점도 제대로된 분석이라 할 수 없다. 실제로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대졸 이상 총인구는 4월 기준으로 1720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9만7000명이나 늘었다. 이중 취업자는 37만1000명 늘었고, 실업자는 2만9000명 늘었다.

단순히 총숫자로만 따져본다면 대졸취업자는 4월 기준으로 1279만8000명으로 이 역시 역대 최대치이며, 대졸실업자도 마찬가지로 60만3000명으로 최대치다. 고학력 인구 비중이 높아지면서 대졸 이상 인구가 통계상 계속 늘어났기 때문에 그 중에서 취업자도 늘어나고 당연히 실업자도 늘어나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지 결코 '청년 고용 참사'가 아니다.

예컨대 대졸 인구가 1000만명일 때 그 중에 취업자가 600만명 실업자가 40만명이라면, 인구가 2000만명인 경우 동일한 비율을 가정하면 취업자는 1200만명, 실업자는 80만명이 될 터인데, 여기서 실업자수가 2배로 늘었다고 마치 대량 실업사태가 생긴 것처럼 말한다면 이는 통계 분석의 오류에 해당된다.

또한 1~4월까지 대졸 이상 인구의 실업률을 살펴보면 평균 4.0%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동일한 수준이며, 이는 곧 전체 인구 중 대졸실업자의 비율은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았음을 의미한다. 오히려 2017년 1~4월의 대졸 인구의 실업률 4.4%보다 올해가 낮아졌다.

반면 고용률도 하락했는데, 2017년 1~4월 74.6%였던 대졸 이상 인구의 고용률은 2018년 1~4월에 74.8%로 상승했지만, 올해 1~4월에는 74.3%로 하락했다. 그러나 앞서도 지적했듯이 이는 대학 졸업장을 가진 전연령대의 고용이 줄어든 문제로서 단순히 청년 고용만 나빠졌다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

대졸 인구 중 일할 의사가 없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난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추가 설명이 없이는 오해를 살 수 있다. 올해 4월 기준으로 비경제활동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19만6000명이 늘어난 380만4000명이다. 1~4월 기준으로는 22만3000명 늘어난 385만2000명이다.

하지만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난 것은 단순히 취업이 어려워 구직을 포기한 사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여기엔 좋은 직장을 가기 위해 취업 준비를 하고 있거나 소위 ‘공시족’이라 불리는 고시를 준비하는 수십만명의 고시 준비생들도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한다. 그리고 가정주부, 학생, 연로자 및 심신장애자, 자선사업 또는 종교단체에서 활동하는 자, 군입대 대기자 등도 모두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근본적으로 실업자라는 것은 개념상 경제활동인구로 일정기간 취업활동을 한 사람을 지칭한다. 이는 실업자가 단순히 직장을 잃은 사람으로만 볼 수 없고, 오히려 구직활동이 활발해지는 경우 취업자가 늘어나면서 동시에 실업자도 많아지고, 그로 인해 실업률도 덩달아 높아지게 된다. 공시시즌이나 취업시즌 또는 정부의 일자리사업 시즌이 바로 그러하다. 그래서 보통 연초부터 4월까지 실업률이 높아지다가 이후에는 하락하는 현상이 해마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모습을 볼 수있다. 이를 계절성이라 부른다.

실제로 대졸실업자는 2017년 1월 43만명 대에서 4월 60만명대까지 치솟다가 다시 감소해 2018년 1월 43만명대로 회귀했다. 2018년 4월에도 다시 57만명대까지 증가했다가 2019년 1월 42만명대로 줄어들었고 다시 4월에는 60만명 대를 기록했다. 최근 대졸실업자수는 계절에 따라 40만명에서 60만명까지 등락을 반복하는 큰 변동성을 보여왔다. 즉 대졸실업자수는 계절성이 큰 고용지표다.

따라서 실업률이나 실업자 통계를 이러한 계절성이나 기본 개념, 인구 변화 등을 무시하고 단순히 특정 시점에 실업자수가 많아진 것만을 갖고 실업 대란이라고 말하는 것은 고용통계에 대한 무지의 소치에 가깝다.

정부 정책을 통계를 갖고 비판하려면 먼저 통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지식을 갖고 분석을 해야 올바른 정책 비판이 가능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오히려 신뢰도만 떨어뜨리게 될 뿐이다.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skchoi7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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