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 의혹에 문제 오류까지…"회계사시험, 문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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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 CPA 1차 시험문제 오류 11년간 42건..."시험시행기관, 금감원에서 한공회 등으로 넘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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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2018.4.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11년간 공인회계사(CPA) 1차 시험문제에 대한 153건의 이의제기 중 42건(27.5%)이 인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로부터 위탁받아 CPA 시험을 주관하는 금융감독원은 최근 2차 시험문제 유출 의혹 등과 함께 8월 중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19일 금감원이 제출한 공인회계사 시험문제 이의제기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11년간 공인회계사 1차 시험문제에 대한 이의제기는 총 153건이 있었고, 이의제기 타당성을 심의하는 정답확정위원회 회의 결과 이의제기가 합당하다는 인용 결정은 42건이었다고 밝혔다. 또 2016년과 2019년을 제외하고 매년 시험문제 오류가 발견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의제기 인용사례는 △보기에 정답이 없는 경우 △복수의 정답이 있는 경우 △보기 모두가 정답인 경우 △문제 풀이를 위한 충분한 정보 미제공 등이다.

다른 전문자격시험에 비교해도 CPA의 문제오류는 많았다. 김 의원이 국가전문자격시험을 총괄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자료 분석 결과, 변리사·세무사·공인노무사·감정평가사 등 주요 4개 시험의 같은 기간 이의제기 건수는 91건이었다. 이중 철회와 계류사건을 제외한 인용 건수는 3건으로 3.5%에 불과했다. 공인회계사에 비해 8배 넘게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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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김선동 의원실

김 의원은 "국가전문자격시험과 대비해 CPA 시험은 출제문제 오류가 빈번하고 2차 시험에 대해서는 이의제기를 할 수 없는 등 시험관리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 의문"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이의제기 제도를 시급히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로 시험시행기관을 금감원에서 한국공인회계사회나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 이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시험시행기관 변경 등은) 법개정사항이라 내부적으로 총괄·검토 중이며, 8월 중순쯤 종합적으로 발표할 것"이라며 "채점과도 (일정이) 연계돼있어 시험내용도 같이 보면서 분석하고 조사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관계자도 "CPA 시험 자체는 금감원 소관이라 제도적으로 무엇을 변경해야 할 지 등을 우리가 답할 부분이 아니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총희 경제개혁연대 회계사는 "숫자를 쓰는 시험이다보니 (다른 시험에 비해) 더 이의제기가 있을 수는 있다"며 "2차 시험의 경우 답안 자체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이의제기 자체가 원천적으로 힘들다. 시험 투명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6월 말 치뤄진 2차 CPA 시험문제 중 일부가 유출됐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2차 시험 문제 중 일부 과목 문제가 서울의 한 대학 고시반 학생들에게 사전 모의고사와 특강형식으로 미리 배포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박권추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전문심의위원)은 지난 10일 브리핑을 열고 "출제위원과 출제에 참여했던 교수, 문제 선정 과정 등을 대해 세세히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며 "향후 채점 시 문제가 됐던 시험문제와 특정 대학교 출신 수험생의 점수와의 상관 관계 등을 두루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의혹이 생긴 만큼 철저하게 조사하고 결과 출제위원과 모의고사 강사, 특강 강사, 또는 제3의 인물 등 부적절할 행위가 드러났을 경우 법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조사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약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제2차 시험결과 발표일인 오는 8월 30일 전까지는 결론을 내고 이 사건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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