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2% 비상' 연말까지 재정 200조 더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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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재정 집행률 60%대, 최소100조원 더 써야…재정집행 우수지자체에 교부세 우선 배정 등 인센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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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이 17일 서울 중구 한국재정정보원에서 열린 ‘지방재정 집행점검 시·도 부단체장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올해 편성해 놓고도 지난달 말까지 쓰지 못한 중앙·지방정부 재정 여력이 260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경제성장률 2%대 달성이 힘겨워진 상황에서 정부는 적어도 남은 두 달 안에 200조원 이상을 푼다는 방침이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9월말까지 중앙정부가 집행한 재정은 370조원으로 집계됐다. 올 본예산(473조6000억원) 대비 집행률은 78.5%다. 같은 기간 지방재정은 232조7000억원, 지방교육재정은 62조원을 집행했다. 예산대비 집행률은 각각 63.1%, 71.9%다.

이를 토대로 계산해 보면 남아있는 예산은 총 262조원에 달한다. 중앙정부 101조6000억원, 지방재정 136조1000억원, 지방교육재정 24조3000억원 등이다. 전체 예산의 28.2%에 달하는 규모다.

정부는 연말까지 집행률을 중앙재정 97% 이상, 지방재정 90% 이상, 지방교육재정 91.5% 이상을 제시했다. 현재 추세대로 라면 중앙재정의 경우 일단 출납 기준 집행률 목표 달성 자체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집행률 97% 이상을 달성하려면 남은 예산에서 87조4000억원 정도만 더 쓰면 된다.

하지만 이러한 출납기준이 집행률보다는 실제 사업에 투입되는 실집행률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 시중에 돈이 제대로 풀려야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 애써 중앙정부가 지갑을 통 크게 열었다 해도 지자체 등 일선에서 쓰지 않으면 경제성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10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유도 실집행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3분기까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중앙정부 실집행률도 여전히 집행률보다 10%포인트 이상 하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 등 집행 말단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탓이다. 지방재정 집행률이 중앙재정보다 15%포인트 이상 낮은 것도 같은 이유다.

올해 2%대 성장률 달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는 지자체의 재정집행률 제고가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일단 지방재정 집행률 목표를 달성하려면 남은 지방정부 예산 중 99조2000억원 이상을 써야 한다. 지방교육재정의 경우 17조원을 더 써야 한다. 중앙재정(87조4000억원)을 합치면 총 203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재정집행 노력이 성장률에 기여하기 위해선 늦어도 12월 이전에 시중에 풀려야 한다.

지난 8월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 5조8000억원과 고용보험기금과 사학연금 등 14개 기금의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마련한 재원 1조6000억원 등의 집행도 속도를 내야 한다. 추경의 경우 9월말까지 집행률이 79.5%(4조6000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갖고 있는 재원을 쓰지 못해 성장률 2%에 미달하는 사태는 막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이날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전국 17개 시도 부단체장을 불러모아 진행한 재정집행점검회의에서 "10~11월 중 대규모 재정사업과 집행 부진 사업에 대해서 현장점검을 하겠다"며 "이월·불용 최소화 등을 통해 예산을 전액 집행한다는 각오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지방재정 집행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에는 "지자체별 집행실적에 따른 특별교부세 차등지원 규모 확대, 교부세 배정시 집행실적 반영 등 인센티브를 강화해 달라"고 했다.

세종=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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