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과 '다른 말'한 유승민…3가지 고민 있었다

머니투데이 / 백지수 강주헌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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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변혁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불지핀 보수통합 논의의 핵심 '카운터파트'가 하루 만에 내놓은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의 유승민 대표의 답은 '내 길(신당 창당)을 간다'는 단호함이었다.

유승민 변혁 대표는 7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변혁 회의와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밤 회의에서 결정했다"며 '신당기획단' 출범 계획을 발표했다. 공동 단장은 국민의당계(안철수계) 권은희 의원과 바른정당계(유승민계) 유의동 의원이 맡기로 했다. 정기국회가 마무리되는 내달 10일까지는 국회 현안에 집중한 후 내달 중순 이후 본격적인 창당 작업을 한다는 그림이다.

황 대표가 전날 보수통합 논의를 위한 협의 기구 참여를 제안했지만 덥석 받아들이기보다 일단 그간 가다듬어 온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선(先) 창당 후(後) 협상' 기조다. 한국당이 이날 홍철호·이양수 의원으로 구성한 '보수통합 실무팀'을 발족한 것과 대조된다. 유 대표의 신중함에는 세 가지 고민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민 1. '황교안'과 한국당, 믿을 수 있나

먼저 황 대표의 보수 재건과 대통합 의지에 순수성이 있느냐는 의구심이다. 정치권에선 황 대표가 떨어진 지지율과 당 내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한 타개책으로 보수 통합론을 내세웠다는 비판적 시각이 있다.

유 대표는 "선거용 야합이나 말로만 할 일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대화에 임해 달라"며 "쉽게 생각하고 속임수를 쓴다면 통합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변혁 소속 의원들도 전날 오후 늦게 가진 비공개 회동에서 황 대표의 속내를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혁 소속 한 의원은 "황 대표가 통합에 박차를 가해 지지율을 올린 다음 협상이 깨지면 실패의 책임을 우리에게 덮어 씌우려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들이 있었다"며 "한국당 지지율이 오르면 통합 얘기를 접고 흡수하겠다는 태도로 돌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고민 2. '탄핵' 앞 '물과 기름'과 손 잡으라니

황 대표의 통합 대상에 우리공화당이 포함된 점도 변수다. 유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통합 논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우리공화당을 지목했다.

보수 진영 분열의 근본 원인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둘러싸고 변혁과 우리공화당은 상극이다. 변혁 내 국민의당계 의원들뿐 아니라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당시 탄핵 찬성이 정당했다고 본다. 반면 우리공화당은 존재 이유가 '탄핵에 대한 심판'이다.

유 대표는 "우리공화당과 보수를 재건할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성이 없는 생각이라고 본다"며 "그런 '빅텐트'가 성공하리라 생각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TK(대구·경북)·친박 등 한국당 내 '탄핵 찬성 심판' 세력도 부담스럽다. 황 대표가 '가르마'를 타지 않으면 통합 논의 과정에서 변혁과 '물과 기름'의 관계가 될 수 있다.

◇고민 3. 15인 15색, 의원마다 다른 속사정

가장 핵심적인 고민 지점은 국민 여론이다. 국민의당계 일부 의원들은 한국당과 우리공화당에 비판적인 지역구 의원들이 상당수다. 광주가 지역구인 권은희 의원이 통합 논의 대신 신당 창당에 앞장서는 '신당기획단' 단장을 맡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권 의원은 이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며 "이를 명확하게 천명하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고 썼다. 보수 통합 후 출마 지역구 재편이 이뤄지면 '안방' 대신 '험지'에 출마하거나 공천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도 크다.

한국당 내에선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한 '정풍 운동'이 한창이다. 3선 이상 중진의 출마 포기나 험지 출마 등 인적 쇄신이 핵심이다. 한국당 초선 의원들은 이날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당에 일임하겠다"며 당의 인적쇄신을 촉구했다.

백지수 , 강주헌 , 김상준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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