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이 '재난'…대형마트 상인들 "손님 더 줄어"

머니투데이

2020-06-04 09: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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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롯데마트 앞 재난지원금 사용 매장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 = 오진영 기자
"재난지원금이 나오고 손님이 더 줄어든 것 같습니다. "

한 대형마트 입점 매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하소연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국민에게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이 골목상권 경기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이 곳은 또 다른 '사각지대'처럼 보였다.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대다수 대형마트 내 입점매장은 지원금 사용처로 분류되지 않아서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여파를 온몸으로 받고 있다고 했다.


3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의 아기용품 판매 매장. 상인 A씨는 "지원금 지급 전보다 손님이 더 줄었다. 지급 전과 비교하면 20% 정도밖에 안 된다"며 "지원금 사용이 안 된다고 하면 아기 엄마들이 발길을 바로 돌린다"고 했다. 손님들이 지원금 사용 매장만 골라 찾다 보니 이전보다 오히려 장사가 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마트에서 가방을 파는 상인 B씨는 "코로나로 외국 관광객 방문도 줄었는데 국내 손님도 안 오니 죽을 지경"이라며 "나 같아도 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동네 가게로 가지, 굳이 마트 내 매장을 찾지는 않을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B씨가 운영하는 매장은 임대료 대신 대형마트에 직접 수수료를 내는 곳이다. 따라서 소상공인 무이자 대출 신청도 할 수 없다고 했다. B씨는 "대출도 안 되고, 지원금 사용도 안 되면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며 "대형마트 내에도 소상공인들이 있다는 점을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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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구의 롯데마트 입구에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사진 = 오진영 기자
반면,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입점 매장 상인들의 표정은 다소 달랐다. 대형마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C씨는 "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써 붙이자 매출이 눈에 띄게 올랐다"며 "완전 회복됐다곤 할 수 없지만 조금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같은 대형마트 내 입점인데 왜 다를까. 입점 계약 관계와 결제시스템과 관련 있다는 게 대형마트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대형마트와 직접 계약을 맺었거나, 매장 결제시스템이 대형마트와 직접 연동돼 있다면 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된다고 한다.

문제는 지원금 사용 불가 매장이 절대 다수라는 점이다. 지난달 12일 기준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전국 대형마트 점포에 입점한 소상공인 임대매장 9844곳 중 7149곳(72.6%)은 '지원금 사용불가 매장'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소상공인이기 때문에, 숨통을 열어줄 필요가 있단 지적이 나왔다. 마트에서 만난 고객 D씨는 "대형마트에서 지원금을 못 쓰게 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마트 내 매장은 모두 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면 좋겠다"며 "매장 위치만 다를 뿐 똑같은 소상공인 아니냐"고 했다.

현장에서 만난 대형마트 관계자도 "푸드코트 등 마트 내 입점 매장에선 지원금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이들도 엄밀히 말해 소상공인"이라며 "결제시스템을 공유한다고 해서 대형마트에 소속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달엔 '대형마트 내 입점매장에서도 재난지원금을 쓰게 해 달라'는 국민청원도 게시됐다.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청원인은 "지원금 사용이 안 된다는 말에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며 "하나도 못 팔고 14시간을 꼬박 근무하고 있다. 제발 도와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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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중구의 롯데마트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 = 오진영 기자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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