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왜 가택수색까지 하며 '인국공'사장 해임사유 찾았나

머니투데이


구본환 인천국제공항 사장이 자신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25일 밝혔다. '


전날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는 구 사장의 해임건의안을 의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해임건의안을 최종 재가하면 구 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구본환 "국토부, 제 동의 없는 가택수색…법적대응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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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구 사장은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국토부가 해임건의를 하는 과정에서 위법적이고 부당한 행동을 많이 했다"며 "법적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 그 자체로 무효가될 만한 사안도 있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우선 국토부가 감사결과에 대한 이의신청기회를 박탈한 점이 문제라고 보고있다.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25조에 따르면 자체감사를 한 중앙행정기관등의 장으로부터 감사결과를 통보받은 자체감사 대상기관의 장은 그 감사결과가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그 통보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통보를 한 중앙행정기관등의 장에게 재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구 사장은 "국토부는 저에게 재심 신청기회를 주지 않고 그대로 감사결과를 토대로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며 "국토부의 이번 해임건의안 제출은 절차적으로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국토부가 감사과정에서 무단으로 가택수색을 벌였다고도 주장했다. 구 사장은 "가택수색을 벌이기 위해서는 영장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국토부는 감사과정에서 제 동의도 없이 영종도 관사의 관리인을 대동해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제 집을 수색했다"고 주장했다.

구 사장은 "엄연한 주거침입죄"라며 "법적으로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



왜 가택수색까지 벌이며 해임사유 찾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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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갭투자 규제 관련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구 사장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국토부가 제출했다. 국토부가 구 사장에게 통보한 해임건의 사유는 '태풍 위기 부실 대응 및 행적 허위 보고'와 '기관 인사운영 공정성 훼손 등 충실 의무 위반' 2가지다.

구 사장은 작년 10월 태풍 미탁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며 국정감사장에서 조기퇴장했지만 그날 저녁 경기도 안양 사택 인근 고깃집에서 법인카드를 쓴 사실이 알려졌다.

구 사장은 부당인사를 당했다며 해명을 요구한 한 직원을 직위해제해 '직원갑질' 논란에도 휘말렸다. 올해 초에는 일부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화하려다 회사 안팎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구 사장이 해임이 추진된 결정적 사유는 이른바 '인국공사태'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인천공항공사는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의 상징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현장방문으로 인천공항을 찾았고 이 자리에서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다.

인천공항은 지난 3년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실시해왔고 지난 6월 마지막 남은 비정규직인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소식은 기존 정규직 노조와 취업준비생 등 젊은 층 사이에서 '공정'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현정부가 추진해온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 자체가 비판받는 상황이 되자 구 사장의 해임을 통해 '정책실패' 프레임을 '경영실패'로 바꾸려한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16일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에 가서 정규직화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노동자들의 고용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큰 뜻을 말한 것"이라며 "실제로 집행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유능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책의 방향성보다는 집행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한 것이다.

구 사장이 국토부가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것이 알려진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억울함을 호소하자 이같은 주장은 더 설득력을 얻었다.

이에 국토부는 두 차례 설명자료를 배포해 구 사장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이로 인해 구 사장과 국토부간에 진실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여당 관계자는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구 사장의 대응능력에 의구심을 품는 여론이 높아졌다"며 "부동산 문제로 가뜩이나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이번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가 자칫 '부동산국감' '인국공국감'으로 흐를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토교통위원회와 국토부 비공개 분과토론에서 "앞으로 '인국공'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아달라"며 "인천국제공항공사 '풀네임'(정식명칭)으로 불러달라"고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국공'은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줄인 말이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 논란이 발생할 때 생겨난 말이라 부정적 의미를 품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구 사장이 해임될 경우 신규 사장 선임까지는 최소 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감사가 끝난 후에야 신규사장이 선임된다는 얘기다.

문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인천공항공사의 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점이다. 인천공항은 인국공 사태 외에도 △코로나19로 경영악화 대응 △면세점 후속 사업자 선정 △스카이72 골프장 사업자 선정 등의 현안이 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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