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무혐의' 박진성 시인 "손석희, 이제 미워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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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성 시인./사진=뉴스1(본인 제공) |
박 시인은 지난 19일 블로그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제 미워하지도 않겠습니다, 손석희씨-새로운 언론비평지 <쩌날리즘> 창간에 부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박 시인은 "먼 기억으로는 기자를 꿈꾸던 한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은 TV 속 손석희 당신을 보면서 그 꿈을 키웠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멋있었으니까, 단호했으니까, 정의처럼 보였으니까"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 소년은 자라서 시인이 됐고 여전히 손석희 당신을 존경했다"며 "아침 라디오에서, 심야의 토론에서, 당신은 정말 발군이었다, 정의 그 자체였다, 한 시대의 상징이었다"라고 했다.
그러나 박 시인은 "시인이 된 그 사람은 자신이 존경하던 당신에 의해 성범죄자가 된다"며 "법, 증거가 아니라 바로 당신이 초대한 어떤 여자와 당신의 거짓말로 세상 둘도 없는 흉악범이 된다"고 과거의 일을 회상했다.
이어 "양치기 소년은 자신의 양들을 잃으면서 비극을 맞이하지만, 당신의 양들은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변종으로 진화해서 불특정 다수를 마구 물어뜯는다"며 "타인들의 비극이 된다, 어쩌다 이런 참극이 일어났을까"라고 덧붙였다.
박 시인은 "진보와 보수, 양쪽 모두에서 당신은 공적이 됐다. 사람들은 이제 당신을 믿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런 사태를 '손석희 시대의 종말'이라고 부른다"면서 "이 사회 가장 심각한 적폐 집단인 '기레기들'은 이제 개혁과 청산의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시인은 지난 17일에도 "아무도 미워하지 않게 됐을 때 단 하나의 질문이 오롯이 남았다"며 "대부분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손석희 전 앵커는 지금쯤 어떤 기분일까. 단지 의혹만으로 자신이 삶 자체를 망가뜨린 사람들에겐 어떤 마음일까. 자신이 주동해서 쫓아 내놓고 너는 왜 쫓겨났냐고 다시 조롱받는 삶들을 볼 때 도대체 어떤 마음일까"라고 글을 남긴 바 있다.
한편 박 시인은 2016년 두 여성에게 강제추행 등 혐의로 고소됐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고소한 여성들에게는 무고 혐의가 인정됐다. 박 시인은 사건 이후 이어진 논란과 문단의 외면 등으로 제약이 많았다며 힘들어하던 중, 지난 14일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고 잠적했지만 이튿날 밤 서울 용산경찰서 한강로 지구대에서 자신의 생존 사실을 알렸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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