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거래 끊었어도…화웨이는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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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유튜브·지메일 등 쓰지 못하게 됐지만
구글 이미 中서 퇴출, 전용 독자서비스 사용 중

화웨이, 자체 모바일 OS도 개발…충격 없을 듯
자국 기반 탄탄, 외국 시장 진출은 주춤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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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웨이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정보통신(IT) 대기업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 사실상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으로 지정한 데 따른 것이다. 앞으로 화웨이는 구글의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사용하지 못하고, 기술지원도 받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화웨이의 기반인 중국 시장에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사실상 중국에서 이미 퇴출당한 상황이고, 중국 업체들도 그동안 독자적인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다만 화웨이의 스마트폰 수출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화웨이에 오픈 소스를 제외한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이전, 기술 지원 등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구글의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 장터인 플레이스토어나 이메일 서비스인 지(G)메일,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보통신 보호를 위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미국 상무부도 화웨이와 화웨이의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포함했다. 상무부 명단에 오른 외국 기업은 미국 기업과 거래할 때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사실상 트럼프 정부가 화웨이와 미국 기업의 거래를 금지하는 조처다.

구글이 화웨이와 거래를 끊더라도 화웨이의 자국 사업에는 거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안드로이드 OS가 오픈 소스인 데다 화웨이가 이미 안드로이드 기반의 독자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 EMUI를 개발해 사용 중이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훙멍'(Hongmeng)이라고 불리는 리눅스 기반의 자체 모바일 OS 개발도 완성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구글이 2010년 중국 당국의 검열에 반발해 철수한 이후 중국에서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나 유튜브 등을 대체하는 자체 서비스가 자리 잡은 것도 화웨이 중국 사업의 강점으로 꼽힌다.

문제는 외국 시장이다. 화웨이는 거대한 자국 시장에서 다진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다른 나라 시장을 적극 공략해왔다. 시장조사회사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1분기 주요 스마트폰 시장인 미국에서 부진했음에도 상위 10개 업체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1분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나 늘면서 애플을 누르고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스마트폰 판매 2위를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정보 당국 수장이 직접 나서 미국 기술기업 등을 대상으로 중국 내 사업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일 것을 예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 국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미 정부 당국자와 주요 기업 등을 대상으로 중국 내 사업의 위험성을 알리는 비공개회의를 연달아 개최했다.

이 회의에는 연방수사국(FBI), 미 국가방첩안보센터(NCSC) 같은 정보당국 관계자는 물론 주요 IT 기업과 벤처캐피털, 대학 등 교육기관 등이 모두 참가했다. 코츠 국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의 사이버 공격과 지식재산권 도용 위험성을 특히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이에 대해 "미·중 무역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더욱 강경한 태도를 예고하는 추가 징후"라고 해석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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