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사태, 은행들 '수수료 이익' 경쟁 때문?
머니투데이
['DLF 사태' 우리·하나금융 '비이자이익 전년比 ↑'…'수익 다변화' 필요하지만 "은행뿐"
대규모 원금손실이 예상되는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두고 주요 금융그룹 간 비이자이익 경쟁의 명암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빈약한 우리금융·하나금융그룹이 은행을 활용한 수수료 이익 확대에 몰두한 결과, 문제의 DLF 상품 대부분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서 팔렸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주요 해외금리 연계상품(DLF·DLS) 판매잔액은 총 8224억원이다. 이중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잔액 합계는 7888억원(95.9%)이었다. 문제가 된 상품에 가입해 원금 손실이 불가피한 투자자 대부분이 두 은행을 이용한 셈이다.
은행권에선 두 은행이 해당 상품의 판매를 주도한 배경을 비이자이익 확대 노력의 목적으로 보고 있다. 이자이익에서 벗어난 수익 다변화를 추진해 온 은행들로선 WM(자산관리) 수수료가 비이자이익 창출의 주요 경로였기 때문이다.
특히 두 곳 은행의 모회사인 우리금융·하나금융은 경쟁 금융그룹보다 은행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상반기 주요 금융그룹의 순이익 중 은행의 비중을 살펴보면, 신한은행은 67.0%, KB국민은행은 71.1%였던 반면 하나은행은 85.8%, 우리은행은 무려 97.7%를 차지했다.
이는 신한금융이 최근 오렌지라이프·아시아신탁을 인수하고, KB금융이 손보·증권사 인수를 완료하는 등 비은행 계열사의 덩치를 키운 반면 하나금융은 수년간 하나·외환은행 통합에 주력해 왔고, 우리금융은 올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M&A(인수·합병)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의 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룹 차원의 비이자이익에도 은행의 역할이 결정적이고,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은행이 비교적 투자 위험이 큰 상품에 손을 댔을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DLS 판매를 비롯한 우리·하나은행의 비이자이익 확대 노력은 그룹 실적에도 반영됐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전년대비 5.0% 늘었으며, 특히 DLF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한 2분기 비이자이익은 전분기보다 25.5% 급증했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도 전년보다 10.9% 늘었다.
반면 신한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 성장했지만 오렌지라이프 등 M&A를 통한 비은행 계열사 편입이 결정적이었고, 같은 기간 KB금융의 비이자이익은 오히려 1.7% 감소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은행권에선 우리·하나은행이 '판매 상품의 선택에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비은행 계열사의 기여 없는 금융그룹의 비이자이익 확대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종 거래 수수료를 면제하는 게 정상처럼 여겨지는 국내 금융시장 환경에서 은행이 노릴 수 있는 수수료는 주로 투자수익과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뿐"이라며 "투자수익은 시장 변화에 민감해 안정적 이익기반으로 보긴 어렵고,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는 이번처럼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비화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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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주요 해외금리 연계상품(DLF·DLS) 판매잔액은 총 8224억원이다. 이중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잔액 합계는 7888억원(95.9%)이었다. 문제가 된 상품에 가입해 원금 손실이 불가피한 투자자 대부분이 두 은행을 이용한 셈이다.
은행권에선 두 은행이 해당 상품의 판매를 주도한 배경을 비이자이익 확대 노력의 목적으로 보고 있다. 이자이익에서 벗어난 수익 다변화를 추진해 온 은행들로선 WM(자산관리) 수수료가 비이자이익 창출의 주요 경로였기 때문이다.
특히 두 곳 은행의 모회사인 우리금융·하나금융은 경쟁 금융그룹보다 은행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상반기 주요 금융그룹의 순이익 중 은행의 비중을 살펴보면, 신한은행은 67.0%, KB국민은행은 71.1%였던 반면 하나은행은 85.8%, 우리은행은 무려 97.7%를 차지했다.
이는 신한금융이 최근 오렌지라이프·아시아신탁을 인수하고, KB금융이 손보·증권사 인수를 완료하는 등 비은행 계열사의 덩치를 키운 반면 하나금융은 수년간 하나·외환은행 통합에 주력해 왔고, 우리금융은 올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M&A(인수·합병)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의 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룹 차원의 비이자이익에도 은행의 역할이 결정적이고,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은행이 비교적 투자 위험이 큰 상품에 손을 댔을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DLS 판매를 비롯한 우리·하나은행의 비이자이익 확대 노력은 그룹 실적에도 반영됐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전년대비 5.0% 늘었으며, 특히 DLF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한 2분기 비이자이익은 전분기보다 25.5% 급증했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도 전년보다 10.9% 늘었다.
반면 신한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 성장했지만 오렌지라이프 등 M&A를 통한 비은행 계열사 편입이 결정적이었고, 같은 기간 KB금융의 비이자이익은 오히려 1.7% 감소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은행권에선 우리·하나은행이 '판매 상품의 선택에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비은행 계열사의 기여 없는 금융그룹의 비이자이익 확대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종 거래 수수료를 면제하는 게 정상처럼 여겨지는 국내 금융시장 환경에서 은행이 노릴 수 있는 수수료는 주로 투자수익과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뿐"이라며 "투자수익은 시장 변화에 민감해 안정적 이익기반으로 보긴 어렵고,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는 이번처럼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비화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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