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샤프' 불안감 커지는데…'보안 문제' 뭐길래?

머니투데이

['수능 샤프 변경'논란, 평가원 '확인 불가'해명에도 청원·질문글 줄이어…흑색 연필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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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브리핑 중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과 '수능샤프를 알려 줄 수 없다'는 답변. / 사진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평가원이 '수능 샤프'를 공개할 수 없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2020학년도 수능부터는 기존 'ㄱ'사의 샤프가 아닌 'ㄴ'사의 샤프가 제공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올해부터 제공되는 새로운 샤프를 공개하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 2006년부터 개인 필기구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제공돼 온 'ㄱ'사의 샤프는 일명 '수능 샤프'로 불리면서 많은 수험생들이 시험 대비를 위해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험생들은 "올해도 ㄱ사의 샤프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했는데, 갑자기 샤프를 바꾼다고 하면 어떡하느냐"면서 "올해 수능에 사용되는 샤프의 제조사와 기종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평가원 홈페이지에는 '수능 샤프 변경'에 대해 문의하는 글이 수십 건 이상 올라왔으며, 급기야는 '수능 샤프 제품명을 공개하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또 '수능 샤프가 일본 필기구 회사의 ODM(생산자 개발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혼란은 가중되는 모양새다. 지난 8월 25일 평가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질의글에는 '수능 샤프는 국산 제품을 써야 하지 않느냐'는 내용이 담겼다. 질의자는 "수능 샤프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이건 ODM이건 순수 국산 제품을 써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내부 메커니즘이 일본 K사의 제품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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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년도 수능샤프로 판매되는 샤프. / 사진 = 온라인 쇼핑몰

하지만 평가원 역시 섣불리 수능 샤프 논란을 해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평가원은 '수능 샤프를 알려달라'는 홈페이지 질문에는 일관적으로 '보안 사항'이라며 바뀐 샤프의 제조사·기종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관계자는 "과거에도 수능 샤프는 한 번도 제조사·기종을 공개한 적이 없다"면서 "수험생 여러분의 우려는 이해하고 있지만,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관련 정보를 공개할 수 없는 데에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일본제 수능 샤프'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관계자는 "일본제인지 아닌지 등의 정보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제품이 바뀌는지 아닌지에 대한 언급이 될 수 있다"면서 "관련 정보도 역시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정보'들은 수험생에게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면서 "확인 전화를 수십 건 이상 받았지만 일관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보안을 유지해야 하기에 불가피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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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보는 모습. / 사진 = 뉴스 1


이같은 '수능 샤프 논란'에 평가원이 해명을 내놓지 않는 것은,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부정행위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실제로 '수능 샤프'를 일괄지급하기 전인 2005년도 수능 당시에는 대규모 부정행위가 일어나 부정행위자 226명의 성적이 무효처리되기도 했으며, 개인 샤프를 사용하던 수험생들은 펜에 커닝페이퍼를 숨기거나 통신장비를 부착하는 등 부정행위의 도구로 샤프를 이용했다.

또 제품을 밝힐 경우 특정 회사의 제품을 홍보하는 것처럼 보일 우려도 있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18-19년도 수능 샤프'라는 홍보문구를 내건 샤프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N년도 사용한 수능 샤프'가 원가의 10~20배에 달하는 5000~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평가원이 공식적으로 'X사의 Y제품이다'고 밝힌다면 조급한 수험생들에 의해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불확실한 '추측성 정보'에 귀를 기울이는 것보다 '흑색 연필'을 사용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시험 당일 소지할 수 있는 필기구는 검은색 컴퓨터용 사인펜·흰색 수정테이프·흑색 연필·지우개·샤프심(흑색 0.5mm)으로 개인 샤프를 소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지만, 개인이 소지한 흑색 연필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된다. 다만 연필깎이를 시험 시간 중에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니 부러질 경우를 대비해 휴식 시간에 연필을 깎아 놓거나, 넉넉하게 연필을 챙기는 것이 좋다.

오진영 인턴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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