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명 예멘 후티 반군에 억류…강감찬함 급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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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카이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아브카이크에 있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요 석유시설과 유전이 친이란계인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모습이 NASA 위성사진에 보인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적 선박 2척이 예멘 해역에서 후티 반군에 의해 나포돼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 2명이 억류됐다. 후티 반군은 "한국 소유 선박으로 확인되면 석방하겠다"는 의사를 우리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오만 인근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청해부대 소속 강감찬함을 사고 인근 지역으로 급파했다.


19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밤 9시50분쯤(현지시간, 한국시간 18일 새벽 3시50분)) 예멘 카마란 섬 서방 15마일 인근 해역에서 한국 국적의 항만준설선(웅진 G16호)과 예인선(웅진 T1100호),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예인선(라빅 3호) 등 3척이 후티 반군에 의해 나포됐다.

피랍 선박 중 웅진 G16호에는 60대 한국인 선장, 웅진 T1100호에는 60대 한국인 기관장이 각각 탑승해 있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인 2명과 나포 선박 3척의 외국인 선원을 포함해 모두 16명이 억류된 상태"라고 했다.

이들 3척의 선박은 아랍에미레이트(UAE) 국적 선사(머레인)가 발주한 항로 준설 등의 작업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지잔항에서 출항, 소말리아 베르벨랑항으로 이동 중이었다. 나포 사실은 후티 반군에 선박이 접수된 이후 한국인 선장이 "해적에 의해 장악됐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선사에 발신하면서 알려졌다고 한다.

나포된 3척의 선박은 현재 후티 반군의 근거지인 예멘 호데이다주 살리프항에 정박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억류된 우리 국민 2명도 건강하고 안전한 상태다. 외교부 당국자는 "가족들에게도 통보했다"고 전했다.

후티 반군 측은 주예멘 대사관을 통해 나포된 선박 3척이 영해를 무단 침범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영해 침범 경위와 국적 여부 등을 조사한 후 "한국 선박으로 확인되면 석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 등을 통해 우리 국적 소유 선박임을 바로 확인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는 사고 발생 접수 즉시 외교부와 국방부, 해양수산부, 해경 등 관계기관 합동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억류 한국인의 조기 석방을 위한 대책을 논의 중이다. 오만 무스카트 인근에서 소말리아 해적 퇴치를 위해 작전 중인 청해부대(강감찬함)도 전날 오전 11시17분 사고 현장으로 급파했다. 강감찬함은 21일쯤 현지에 도착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후티 반군이 한국 소유 선박 확인시 석방 입장을 밝힌 만큼) 청해부대는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미국의 정보자산 활용 등 우방국과 협조하고 사우디, 예멘 등 인근국들과 긴밀히 협조해 억류된 우리 국민의 조기 석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예멘에선 지난 2015년 3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을 주축으로 한 수니파 정부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후티 반군 간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 사우디는 미국 등 우방국과 함께 연합군을 결성해 이란 정부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과 교전을 벌여오고 있다.

후티 반군은 지난 9월 발생한 사우디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석유 탈황시설과 쿠라이스의 유전에 대한 드론 공격에 대해서도 당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나포 사건이 예멘의 정치적 상황과 관련돼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선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나포된 우리 국적 선박들이 향하던 소말리아는 방문·체류시 외교부의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는 여행금지 지역이다. 억류된 한국인 2명은 별도의 입국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번 사건이 종결된 후 억류된 한국인 2명과 소속 선사(웅진개발)를 상대로 경위 등을 조사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오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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