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회' 美비건 방한…北 깜짝 만남 손내밀까

머니투데이

[[the300

본문이미지
[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스티븐 비건(오른쪽)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비건 대표는 오는 16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2019.12.15. bjko@newsis.com


북미 비핵화 협상의 키맨(Key man)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5일 한국을 방문했다. 그의 2박3일 방한은 북한이 설정한 '연말 시한'에 쫓기듯 진행되고 있는 북미협상에 있어서 마지막 반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이번 방한 때 판문점에서 북측과 접촉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이 비건 대표의 방한 직전 ‘중대 시험’을 2차례 실시하는 등 도발을 강화하는 상황이라 현재로선 접촉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일본 NHK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방한기간 북측과 접촉할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아무런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북한의 중대 시험에 대해선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의 방침에는 변한 것이 없다. 북한도 그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오는 25일 크리스마스 전까지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그러면서 지난 7일과 1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산실인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을 했다.

북한군 서열 2위인 박정천 총참모장은 14일 밤 담화에서 중대 시험의 성공을 확인하며 "우리는 거대한 힘을 비축했다. 군대는 최고령도자의 그 어떤 결심도 행동으로 철저히 관철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박 총참모장의 발언은 최근의 중대 시험이 ICBM 엔진성능 개량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협상태도에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크리스마스 선물’로서 ICBM 도발을 재개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화염과 분노’로 돌아가나…비건의 무거운 어깨

본문이미지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새벽 '신형전술유도탄 위력시위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7일 보도하고 있다. 서부작전비행장에서 발사된 전술유도탄 2발은 수도권지역 상공과 우리 나라 중부내륙지대 상공을 비행하여 조선동해상의 설정된 목표섬을 정밀타격하였다고 보도했다. 2019.08.07.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ICBM 도발은 북한이 협상국면의 유지를 위해 2년 넘도록 중단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ICBM 중단을 자신의 대북 치적으로 과시해왔다. 북한이 ICBM 카드를 꺼내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ICBM 시험발사가 이뤄진다면 이는 트럼프 정부가 상정하고 있는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행위가 된다. 이후의 북미관계는 2017년 ‘화염과 분노’로 대표되는 강경 대치국면으로 돌아갈 우려가 크다.

북한이 이미 '새로운 길'을 결정했기 때문에 비건 대표의 방한이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크리스마스 전후로 예상되는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정책노선의 변경을 천명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북미간 극적인 반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비건 대표는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전 평양을 방문해 2박3일의 방북협상을 했던 경험이 있다. 비건 대표가 ‘모종의 협상안’을 들고 방한해 북미접촉을 전격 성사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와서 북한이 원하는 ‘톱다운 해결’에 대한 의지를 표시한다면 북한은 판문점에서의 북미접촉에 전향적인 입장을 표시하는 등 먼저 손을 내밀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현재까지 분위기상 북측과의 접촉은 어려워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비건 대표는 북측과 만남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약식 회견 등의 형식으로 대북 메시지를 발표하며 북한을 향해 비핵화 협상의 복귀를 거듭 요청할 계획이다.

비건 대표는 16일 외교부에서 조세영 1차관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난 뒤 청와대로 이동해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다. 17일에는 일본으로 넘어가 다키자키 시게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을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베스트
  • 1'마마무 소속사' RBW, 이 시국에 왜? '하나의 중국' 지지글→사과
  • 2한국판 '종이의 집', 유지태→전종서 캐스팅 확정
  • 3'SON 인종 차별' 아스날 팬 해설자, 자살 추정으로 세상 떠나
  • 419년 전 성폭행범 DNA로 잡아냈는데…고작 '징역 3년' 왜?
  • 5청학동 서당, 학생이 흉기 들고 협박해도…"애들끼리 그럴 수 있다"
  • 6절친 후배개그맨 손헌수, "수홍이 형은 30년간 노예로 살았다"
  • 7KBO 미디어데이, 29일 사전 녹화 예정... 4월 2일 방영
  • 8발렌시아 동료 "이강인 비롯한 공격진, 힘든 시기 겪는 중"
  • 9'하이파이브' 안 받아준 케인...SNS로 "미안해" 사과
  • 10손흥민에게 XX 욕한 감스트 "직접 사과했다"…손흥민 반응은?
  • 11 "후배가 인사 안 해" 충남 예산 고교 축구부 폭행…경찰 수사  
  • 12찬열, 오늘(29일) 비공개 軍 입대…엑소 멤버 중 다섯 번째
  • 13심은우, 학폭 인정하고 사과 "미성숙한 언행, 피해자에 미안"
  • 14박중훈, 음주운전으로 경찰 입건…소속사 측 "깊이 반성 중"
  • 15쟈핑코리아 "'조선구마사' 박계옥 작가, 집필 계약 전면 재검토"
  • 16LG-두산 전격 트레이드, 양석환-남호↔함덕주-채지선 맞교환
  • 17‘199일 만의 좌익수 출장’ 추신수, “ML 시즌 준비 과정에 가까워지고 있다”
  • 18인천 SSG 랜더스필드… 문학구장은 '쓱' 변신중
  • 19이적 통보받은 선수 아버지가 전 소속 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 20박나래→양준일..선넘은 성희롱? 적정선은 어디
  • 21복통 참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 대장까지 괴사해 일부 절제
  • 224차 지원금 국회 통과…29일부터 재난지원금 풀린다
  • 23선 넘은 박나래, 아동 완구 리뷰에 음란 묘사 '경악'
  • 24'숙명의 한일전' 80번째 킥오프, 최다골은 차범근...역대 한일전 진기록
  • 25로제, 美 빌보드 글로벌 차트 1위…K팝 솔로 최초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