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호의법정필담]'깜깜이' 정경심 재판과 낯선 '귀대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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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교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건 공판준비기일이 9일 비공개로 진행됐다. 재판부가 언론에 비공개 결정을 알려온 건 하루 전날인 8일 오후 5시30분 쯤이다. 재판진행 방해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거의 비슷한 시각, 정 교수측이 재판부에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허가 신청을 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보석 허가는 다행히(?) 심리 안 한 재판부

자연히 관심은 재판부가 '비공개 법정'에서 정 교수의 보석을 허가할 것이냐 여부로 쏠렸다. 하지만 이날 재판에서 정 교수 보석청구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표창장 사건'에 대한 이중기소 여부 문제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단이 또 다시 공방을 펼쳤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전날 통화에서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만약 내일 비공개 재판에서 보석 허가해 버리면 그 후폭풍을 어쩌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정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 모두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송인권)이 맡고 있다. 한 재판부가 동일한 피고인에 대해 두개의 사건을 다루는 셈이다.

송 부장판사는 지난 기일 때 공소장 변경 불허와 관련, 이의신청을 하는 검사들을 향해 "이름이 뭐냐" "앉으세요"라고 제지하면서 논란을 불렀다. 이 논란이 커지자 서울중앙지법도 "재판장이 이념적으로 편향됐다고 하는 것은 재판의 독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 교수는 지난해 10월 23일 구속돼 수감된지 2개월이 다 됐다. 형사소송법 제92조에 따르면 기소 후 구속기간은 2개월이지만, 심급마다 2개월 단위로 2차례에 한해 갱신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재판부가 선고할때까지 시일이 상당히 걸릴 예정이라 검찰이 구속연장을 신청할거라는 점에서, 정 교수측이 '보석신청'을 할 적절한 타이밍이 온 셈이다.


'재판 비공개'는 이례적인가 아닌가

"1월 9일자 공판준비기일을 형사소송법 제266조의7 제4항에 의해 비공개한다는 결정을 했다는 점 알려드립니다. " 전날 공보관이 공지한 문자 내용이다.

형사소송법 제266조7(공판준비기일) 4항에 따르면 공판준비기일은 공개한다고 돼 있다. 다만 '공개하면 절차의 진행이 방해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엄연히 말하면 준비기일은 정식 재판 절차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공개해야 할 공판과는 다르다. 재판부가 애초부터 비공개로 할 수 있는 부분이라 이례적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1~4차 공준은 공개로 하다가 갑자기 비공개로 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서초동의 또 다른 변호사는 "누구 때문에 방해가 된다는 건지 잘 봐야 한다. 검사들이 재판장에게 '변론권을 달라'며 따질때 방청석에 앉아있는 기자들 눈을 쳐다보며 말한다는 것을 재판장이 왜 모르겠냐. 그런 의미에서 방해라는 표현을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귀대기' 하는 기자들, 법원에서 마주친 '이례적 풍경'

"여기가 법원인지 국회인지…비공개 최고위원회의도 아니고…"

서울중앙지법 서관 417호는 대법정으로 법원청사에서 가장 큰 법정이다.

이날 법정 앞에는 재판장과 검찰, 변호인단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기자들이 문에 귀를 대고 듣는 이른바 '귀대기'를 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귀대기는 주로 국회 기자들이 애용(?)하는 취재 방법이다.

기자들이 열려 있는 문 틈 사이로 어떻게든 내용을 '캐치'하려고 애를 쓰자, 법정 경위들이 판대기를 가지고 와서 문 앞에 세워두는 등 웃지 못할 장면도 나왔다.

헌법상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는 형사피고인의 기본적 인권이다. 헌법 제27조 제3항 제2문에 '형사피고인은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 없이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다.

헌법 제109조에도 나와 있다.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 다만 심리를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안녕질서를 방해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할 염려가 있을 때는 법원의 결정으로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 정경심 사건은 국가의 안전보장이나 2차 피해 우려가 있어 피해자를 보호해야 하는 성폭력 사건 등에 해당되지 않는다.

재판공개는 공정한 재판을 담보하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또, 여론의 눈 앞에서 재판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일은 사법 신뢰의 제고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비공개는 법에서 규정한 대로 엄격한 조건으로 한정해야 한다. 그 외에는 (그 무엇이든) 재판 진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만으로 비공개로 한다면, 선고까지도 비공개로 하는 일이 벌어지지 말란 법도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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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호 기자 best@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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