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오스럽게 삭발을" 이문수 경기북부경찰청장 '막말'
머니투데이
이문수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 /사진=뉴스1 |
23일 경기북부경찰청과 A경사가 내부망에 올린 게시글에 따르면, 이문수 청장은 지난 15일 신임 현장활력회의(직장협의회) 공동대표와의 면담에서 삭발을 한 경사에게 "위압감을 주고 혐오스럽다"고 말했다.
A경사는 "면담 며칠 전부터 직원들 건의사항을 수렴한 뒤 잘 전달해야겠다는 책임감에 책 선물을 사 이 청장과의 면담에 임했으나, 이 청장은 첫마디로 '왜 빡빡이로 밀었어'라고 말했다"며 "그 말을 듣고 수치스러움과 멘탈 붕괴에 빠졌다"고 적었다.
이어 A경사가 "제가 올해 41살인데 비교적 탈모가 빨리 진행돼 어쩔 수 없이 시원하게 머리를 밀었다"고 답하자 이 청장은 "시원하게 밀었다고 할 게 아니라 모습이 혐오스러워"라며 "국민들을 대하는 경찰관이 용모단정해야 하는데 자기 맘대로 머리를 밀고 다니는 것은 남에게 아주 위압감을 주고 혐오스러워"라고 지적했다.
A경사가 "외모로 인해 민원을 야기한 적이 없다"고 답변하자, 이 청장은 "혐오스럽다"고 반복해 발언하며 "그렇게 말대꾸하지 말고. 보는 사람이 혐오스럽다면 혐오스러운 것이야. 고치도록 해"라고 지적했다.
이 경사는 "난데없는 외모비하, 모욕적인 지적에 멘탈이 붕괴됐다"며 "일반사회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혐오'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들으면서 몹시 위축됐고, 내가 뭔가 큰 잘못을 했나 싶은 괜한 죄책감이 들었다"고 전했다.
A 경사는 이 청장의 발언을 '권력형 갑질'이라고 지적하며 "경찰 조직에서 계급차이를 악용한 비인권적 피해가 이 글을 끝으로 사라지길 바란다"고 적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청장은 사과문을 내고 "현장 경찰관의 용모복장이 단정해야 하는데 머리를 빡빡 깎고 다니는 것은 주민들에게 위압감과 혐오감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외모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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