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었다면…" '서울역 묻지마 폭행' 여성혐오 범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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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한 여성이 묻지마 폭행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 가해자는 우발적 범행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보기엔 이르다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피해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역 묻지마 폭행' … "여성혐오 범죄" 주장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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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디자이너 / 사진=이지혜 디자이너


국토교통부 산하 철도특별사법경찰대(특사대)는 지난 2일 오후 7시15분쯤 '서울역 묻지마 폭행' 용의자 이모씨(32)를 자택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50분쯤 서울역 1층에서 어깨를 부딪쳤다는 이유로 길을 지나가던 30대 여성 A씨를 무차별 폭행한 혐의다. B씨는 폭행으로 눈가가 찢어지고 광대뼈가 골절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범행 전에도 행인들에게 시비를 걸거나 몸음 부딪히는 등 정상이 아닌 행동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특사대 사무실을 나오며 "욕을 들어서 범행을 저질렀을 뿐 계획을 하진 않았다"고 대답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A씨의 가족들도 SNS를 통해 "남성이었거나 남성과 함께 있었다면 이런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여성을 대상으로 한 명백한 혐오 범죄"라고 주장한바 있다.


'여성혐오' 판단 어려워 … "고의성 조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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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0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관련 강남역10번출구 및 일대 스케치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전문가들은 '서울역 묻지마 폭행'을 여성혐오 범죄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한다. 또, 처벌에 집중하기보다 피해 회복을 위한 피해자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 교수는 "고의로 여성을 노려 폭행한 것이라면 엄벌에 처해야겠지만 정신적으로 취약해 우발적으로 폭행한 것은 별개 문제"라며 아직 제대로 된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혐오 범죄라고 침소봉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때도 '여성혐오' 범죄라는 주장이 나왔으나 경찰 수사에서 '피해망상 조현병에 의한 묻지마 범죄'로 결론이 났다. 가해자는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이 고려돼 감형을 받아 징역 30년이 확정됐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막연히 여성이 공격을 당했다고 해서 여성혐오라고 단정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평상시에 주변에 여성 혐오적 발언을 했다거나 특정 여성혐오 사이트에 참여했다든가 하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혐오 범죄를 떠나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지금보다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피해자보호법에 의해 과거보다 피해 지원 금액이 상향 조정되긴 했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교수도 "가해자 처벌도 중요하지만 피해 회복을 위해서는 결국 피해자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 여성처럼 외상 장애를 겪을 경우 경제적 손실, 신변 보호, 심리 치료 등 지원을 국가가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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