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가둬놓고 유사성행위까지" 칠곡 원룸 집단폭행

머니투데이

[피해자 가족 "미성년자라고 감형 받지 않게 해 달라"…경찰 "미성년자 가해자에 구속 여부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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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디자이너 / 사진=이지혜 디자이너
'경북 칠곡 원룸 중·고생 집단폭행' 피해자가 8명에서 11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가해자들이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지 않게 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칠곡 감금폭행 사건은 미성년자라서?"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자신을 칠곡 감금 및 집단폭행 피해자의 어머니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사건 이후 다친 아이 앞에서 울지도 못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가슴을 치고 살고 있다"며 "엄마가 지켜주지 못해서, 힘이 없어서 미안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청원인은 "(가해자들은) 중3, 고1인 어린 피해자들을 4~12시간씩 감금시키고 흉기로 위협하고 때렸다. 세제에 담배꽁초와 침, 술을 섞여 먹이거나 유사성행위를 시킨 후 하지 못하면 때렸다"면서 "얼굴에 봉지를 씌우고 보풀제거기로 손가락을 다치게 한다거나 소주병으로 머리를 때리고 담뱃불로 지지며 허벅지가 괴사할 때까지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가해자 7명 중 5명은 미성년자라 불구속 수사 중이다"라며 "심지어 가해자들은 '우리는 미성년자라 너희 때려도 (감옥에서) 얼마 살지 않는다. 신고하면 형을 마치고 나와서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이미 법을 악용한 것"이라고 분통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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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인은 피해자들과 가해자들이 일면식도 없거나 동네에서 오다가다 얼굴 몇 번 마주친 사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피해자들은 두려움에 집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숨어 지내는 반면 가해자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리거나 신고자를 찾는 등 당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학생들은 학교도 학원도 못 간다"며 "가해자 부모들은 동네 유지라 힘 좀 쓴다고 들었다. 어떻게든 빠져나오면 피해자들은 누가 지켜주느냐"며 가해자에 엄벌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청원인은 끝으로 "미성년자라서, 빽 있어서, 술 마셔서 등 어떤 이유든 감형 받거나 솜방망이 처분 받지 못하게 도와 달라"며 "나이만 청소년이지 중범죄를 저지르고도 청소년법을 악용해 희생자들만 늘어나고 있다. 가해자들이 대가를 치르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은 게시된 지 3일 만인 24일 오후 2시30분 기준 3만3115명의 동의를 얻었다.

앞서 칠곡경찰서는 지난 16일 오전 4시쯤 칠곡 왜관읍의 한 원룸에서 남자 중·고교생 11명을 감금해 놓고 둔기로 집단 폭행한 혐의로 A씨(20) 등 20대 2명과 고교생 5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은 오전 4시부터 오후 4시까지 12시간에 걸쳐 피해자들을 4~5명씩 차례로 불러 집단폭행했다. 온 몸에 피멍이 든 일부 학생들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최창곤 칠곡경찰서 수사과장은 "사건 초기 피해자가 8명에서 11명으로 늘었다"며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죄질이 나쁜 가해자 2명을 구속했다. 나머지 미성년자 5명에 대해서도 구속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류원혜 인턴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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