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유모차 끌고 버스?"…저상버스, 교통약자 배려하나

아시아경제

2018-05-16 10:52:01



[아시아경제 황효원 기자] 갓 돌이 지난 자녀를 키우는 A 씨는 "오늘도 쏟아지는 시선 탓에 버스 탑승을 포기할까 망설였다"고 털어놨다. 워킹맘인 A 씨는 집 근처 10분 내에 위치한 어린이집에 자녀를 맡기고 매일 아침 출근길에 오른다. 버스를 타면 세 정거장인 가까운 거리지만 바쁜 아침엔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버스를 탈 수밖에 없다. 매번 저상버스를 타는 것도 아니다. 저상버스 탑승은 복불복이다. 저상버스를 타더라도 기사님께 리프트를 내려달라고 하면 비난의 시선이 쏟아진다"며 "가끔 유모차 승·하차를 도와주는 분을 만나면 운이 좋은 격"이라고 말했다.

또 다리가 불편한 B 씨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저상버스가 도착해도 승객이 많은 버스의 경우 기사가 승객들께 양해를 구하고 내려야 하는 등 창밖으로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시선에 마치 죄인이라도 든 기분이다. 하차할 때도 마찬가지여서 B 씨는 차라리 약속을 취소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2005년 장애인을 포함해 노약자,임산부,고령자,영·유아 동반자인 '교통약자'를 위해 교통수단과 여객시설, 도로를 차별 없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이 만들어졌다. 정부는 2011년 저상버스 도입 논의, 2017년까지 저상버스 보급률을 42%까지 확대할 것이라 발표했다. 하지만 장애인·노인 등을 위한 저상버스 전국 도입률은 2016년 기준 전체 시내버스 3만 3887대 중 저상버스는 6447대로 19%에 불과했다. 정부가 2012~2016년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에 세운 목표치 42%에 한참 못 미친다.

노선마다 저상버스 보유율이 달라 버스 대기 시간이 들쭉날쭉하다는 것도 문제다. 버스를 놓쳤을 때 다음에 올 버스가 반드시 저상버스라고 장담할 수 없다. 2003년 첫 도입 후 37%가 저상버스로 교체됐지만 마을버스,고속버스 등에는 아직 보급되지 않고 있다.

비교적 경사가 심한 편에 속하는 용산구 한남동 일대를 운행하는 버스 기사 C 씨는 "이 버스는 낡아 급경사를 올라갈 때는 시동이 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해당 구간에 교통약자들이 탑승 시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의자에 착석한 것을 확인 후 출발해야 하는데 이용객 항의가 종종 들어온다"며 "회사에서 경고가 날아올 때는 우리도 무시할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교통약자법 제2조는 장애인,고령자,임산부,영유아 동반자, 어린이 등을 '교통 약자'로 칭하며 제3조는 이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모든 교통수단을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저상버스를 차량 내 계단을 제거하고 수평 승하차가 가능하도록 제작된 버스로 차체가 낮고 계단이 없어 휠체어나 유모차 등이 쉽게 탑승할 수 있는 버스라고 안내하고 있다. 교통약자법 제14조에 따르면 노선버스 운송사업자는 교통약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승하차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하고 승하차 편의를 제공하여야 한다는 의무도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현실에서 적용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 시내 버스를 이용한 D 씨(70)승객은 기사에게 "하차 시 보도에 바짝 붙여 세워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사는 "다리가 불편하면 택시를 이용하라"며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교통시설을 특정인에게 맞출 수 없다. 우리도 배차 시간 압박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핀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는 한국과 달리 교통약자도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대중교통인 버스와 노면전차가 지상에 설치돼 있어 이용 편의성이 높다. 프랑스는 대중교통인 버스와 노면전차의 높이를 정류장과 거의 같게 맞춰 유모차나 휠체어로 대중교통을 타고 내릴 때 불편을 겪지 않는다. 스위스 역시 유모차는 노면전차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핀란드에서도 유모차와 함께 탑승하는 여성은 아예 요금을 내지 않는다.

국토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일반 시내버스보다 비싼 저상버스를 구매하도록 운송업자에게 약 1억원의 차액을 지원해 대폐차 버스를 저상버스로 바꾸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이들은 대폐차 물량만큼 보조금이 확보되지 않아 전환율은 68.3%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낮은 저상버스 보급률의 원인으로 계획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예산 편성과 저상버스 도입을 의무화하지 않은 점을 꼽았다. 이들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령에 따르면 전체 시내버스 중 특별시와 광역시는 2분의 1, 나머지 시·군은 3분의1을 저상버스로 도입해야 하지만 미이행에 따른 처벌과 벌금 조항이 없다는 것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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