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10년간 46만명 죽고 다쳤다…처벌은 ‘솜방망이’

아시아경제

2018-10-08 09:44:24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최근 음주운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다. 음주운전은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관대한 처벌 탓에 관련 규제를 강화해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음주운전 사고로 친구 인생이 박살났습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부산 해운대서 인도를 걷던 윤모 씨가 만취한 박 모씨가 모는 차량에 치여 사실상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내용과 함께 음주운전에 대한 국가의 안일한 대처를 비난했다. 해당 청원글은 게시된 지 사흘 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음주운전 실태는 상당히 심각하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음주운전 사고는 25만5500여 건에 달한다. 이로 인한 사망자 수는 7018명, 부상자 수는 45만5288명으로 10년간 약 46만명이 죽거나 다친 셈이다.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더라도 경찰의 단속에 의해 음주운전이 적발된 사례는 더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인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5년 간 음주운전 적발건수는 총 130만8022건, 하루 평균 655건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행법상 우리나라는 음주운전에 대해 두 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먼저 ‘혈중 알코올 농도 수치’다. 운전면허 정지는 0.05~0.1% 미만, 운전면허 취소 기준은 0.1~0.2% 미만이다. 이 이상일 경우에는 면허 취소는 기본, 형사 입건된다.

두 번째는 음주운전 삼진아웃제다. 혈중 알코올 농도 수치와 상관없이 세 차례 음주단속에 적발되면 운전면허 취소 2년과 3년 이하의 징역형 혹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선고된다. 사실상 양형기준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실형 선고율은 20%도 채 되지 않는다.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가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실형 선고율은 약 30%, 대부분이 징역 1년 내외다. 초범이라면 집행유예로 그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렇듯 관대한 처벌은 재범률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음주운전 재범률은 44.7로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범하고 있는 셈이다.

음주운전 재범자에 대한 처벌이 이토록 관대한 국가는 드물다. 미국 모든 주에서는 21세 미만 운전자에 대해서도 무관용 원칙을 내세워 강력 처벌하고 있고, 워싱턴 등 일부 주에서는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살인죄를 적용한다. 재범인 경우 차량압수는 물론 시동잠금장치를 설치하는 등 범죄자가 실질적으로 운전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든다.

또 노르웨이는 음주운전이 2회 이상 적발되면 면허를 평생 정지한다. 터키는 30km 떨어진 곳에 범죄자를 내려주고 집까지 걸어오게 한 후 구속한다. 심지어 엘살바도르와 불가리아는 음주운전을 살인사건에 준하게 인식해 각각 총살형, 교수형에 처해진다.

때문에 음주운전의 처벌기준과 형벌을 더욱 강력하게 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음주운전의 폐해에 대한 사회적인 심각성이 날로 대두되는 점을 고려해 음주운전자, 음주운전 발생 시 가해 운전자의 엄벌해야한다는 촉구의 청원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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