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때 기숙사 있기 겁나요"…여자 기숙사생 떠는 이유는

아시아경제

2019-01-10 09:00:00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경기 수원시 소재 K대학교에 다니는 A(22·여)씨는 겨울방학 계절학기 수강을 위해 기숙사에 머물다 최근 불쾌한 경험을 했다. 여학생들만 있는 기숙사 방의 현관 잠금장치가 갑자기 열리더니 웬 남성이 들어오려고 해서 깜짝 놀란 A씨는 가까스로 이 남성의 출입을 막아냈다. 다행히 시설 점검을 위해 방문한 기숙사 생활지원센터 관계자였지만 A씨는 놀란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A씨는 “비싼 돈을 내고 기숙사에서 사는 이유가 좀 더 안전한 환경에서 지내고 싶어서였는데 기본적인 프라이버시조차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룸메이트가 카드키를 찍는 소리만 들어도 깜짝깜짝 놀라고, 누가 갑자기 들어올까 방 안에서 편히 있을 수가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전국의 대학교 기숙사마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사생활 침해 여부를 놓고 학생들과 기숙사측 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기숙사에서 각종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하고 있어 학생들의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기숙사 보안 체계 개선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8일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대학교 기숙사는 모두 329곳으로, 이 중 상당수 기숙사가 출입구 및 각 방 현관문 잠금장치를 카드키(학생증)와 연동시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일부 기숙사는 출입 가능시간도 제한한 채 외부인의 무분별한 기숙사 출입을 제한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일부 대학교 기숙사에서 외부인 침입 사례가 종종 발생하면서 안전한 생활을 위해 기숙사를 택했던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부산대 여자기숙사에서는 술에 취한 남학생이 무단 침입해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숙사 관리인 등 내부 관계자들이 시설 점검 및 보수를 위해 기숙사 각 호실을 예고 없이 찾아오는 상황이 이어지며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여학생들만 지내는 여자기숙사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하다. 각 대학 커뮤니티에도 K대학 기숙사와 같은 사례가 잊을만 하면 올라오고 있다.

대학생 B(21·여)씨는 “아무리 기숙사 관계자라도 불쑥 들어올 수 있을 정도로 허술하다면 누가 안심하고 살겠느냐”라며 “하루 전이나 몇 시간 전에만 미리 사전 공지를 해줘도 될 텐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각 대학교 기숙사 측도 이와 관련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울 C 대학교 기숙사 관계자는 “시설 점검 등은 미리 정해진 날짜에 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면서 “또 시설 보수 같은 작업 역시 갑작스레 진행되는 경우가 잦아 사전에 공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천 D 대학교 관계자 역시 “긴급 점검 등 사유가 있을 경우만 여자 직원과 남자 직원이 동행해 각 방을 방문하는 등 여학생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나름대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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