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호우, 문화재 47건 훼손 "현장조사·응급조치 병행"
아시아경제
2020-08-12 12:47:53
문화재청은 최근 장마와 집중호우로 담양 소쇄원(명승 제40호) 등 문화재 마흔일곱 건이 훼손됐다고 12일 전했다.
손상된 문화재는 국보 한 건, 보물 한 건, 사적 열일곱 건, 국가민속문화재 열 건, 천연기념물 세 건, 명승 다섯 건, 국가등록문화재 여섯 건, 세계유산 한 건이다. 피해 유형은 기와 탈락 및 누수, 수목 전도, 토사 유실, 성벽·담장 파손 등으로 확인됐다.
피해가 많은 지역은 전남, 경북, 전북, 충남이다. 전남에서는 담양 소쇄원 진입로 토사가 유실됐다. 담양 명옥헌원림(명승 제58호)은 상지 입수구가 탈락했고, 순천 선암사(사적 제507호)는 원통전 뒤 담장과 축대가 파손됐다. 담양 삼지천 마을은 옛 담장(국가등록문화재 제265호) 33m가량이 깨졌고, 영광 창녕조씨 관해공가옥(국가등록문화재 제678호)은 안채 지붕 일부가 꺼졌다. 광양 마로산성(사적 제492호)도 석축 구간 토사가 유실됐다.
경북에서는 구미 낙산리 고분군 57호분(사적 제336호) 봉토하단 동편 일부가 유실됐다. 세계유산인 안동 봉정사는 만세루에 누수가 발생했고, 안동 하회마을(국가민속문화재 122호)은 류시천 가옥 흙담장 일부가 기울어졌다. 청도 운강고택과 만화정(국가민속문화재 제106호)은 누마루 선자연 뒤뿌리가 들렸다. 산주 두곡리 뽕나무(천연기념물 제559호)는 나뭇가지 일부가 파손됐고, 도산서원(사적 제170호)은 관리사 지붕이 파손됐다. 하회마을(국가민속문화재 제122호)은 마을 내 가옥 담장 벽체 일부가 탈락했다. 인근에 위치한 염행당고택(국가민속문화재 제90호)과 병산서원(사적 제260호)도 각각 판축 담장과 동재지붕 기와가 파손됐다.
전북에서는 남원 실상사 백장암 삼층석탑(국보 제10호) 주변 담장과 사찰 사면이 손상됐다. 익산 김병순고택(국가민속문화재 제297호)은 창고 주변 담장이 파손됐고, 완주 화암사 우화루(보물 제662호)는 인근 석축이 깨지고 토사가 유실됐다. 익산 왕궁리유적(사적 제408호)는 일부 구간이 침수됐고, 고창 선운사 대웅전(보물 제290호)은 어칸 전면부에 누수가 생겼다.
충남 아산 외암 건재고택(국가민속문화재 제233호)은 사랑채에 누수가 발생하고 아궁이가 침수됐다. 외암 민속마을(국가민속문화재 제236호)도 섶다리가 유실되고 반석교 난간이 파손됐다. 공산성(사적 제12호)과 부여 나성(사적 제58호) 또한 성벽이 파손되고 법면이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밖에도 단양 온달산성(사적 제264호), 수원 화령전(사적 제 3호), 서울 아차산성(사적 제234호), 진천 산수리와 삼용리요지(사적 제511호), 속초 조양동 유적(사적 제376호), 연천 호로고루(사적 제467호), 영월 장릉(사적 제196호), 부산 연산동 고분군(사적 제539호), 오산 독산성과 세마대지(사적 제170호) 등이 많은 비를 견디지 못하고 훼손됐다.
문화재청은 피해확산을 막고자 현장조사와 응급조치를 병행 중이다. 관계자는 “경미한 피해는 자체 복구하고, 주요 부분이 훼손된 문화재는 긴급보수비를 지원해 원상 복구하겠다”라고 했다. “기상정보를 상시 점검해 사전 대비를 강화하고, 안전상황실을 가동해 문화재 피해에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