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질병' 놓고 복지부-문체부 팽팽한 공방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게임이용장애를 가진 사람이 소수라고 해도 치료나 예방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진단을 내릴 수도 없고 어떤 조치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질병등재와 대책 수립은 꼭 필요하다. "(조근호 국립정신건강센터 과장)



"게임이용이 문제라면 그보다 상위 범주인 인터넷 사용에 대한 문제부터 질병 분류를 검토해야 한다. 명확한 근거 없이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분류한다면 엄청난 사회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다. "(박승범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



게임이용장애라는 항목을 질병으로 등재하기로 한 WHO 총회를 앞둔 상황에서 주무 부처 간 입장이 크게 엇갈렸다.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게임이용장애 문제를 중심으로) 게임 이용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양측은 WHO 결정에 찬성과 반대 입장을 분명히 드러냈다. WHO가 2017년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등재할 것이라고 예고한 뒤 주무 부처 차원에서 비공개로 이를 논의한 적은 있으나 공론을 통해 부처 입장을 개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조근호 정신건강사업 과장은 "WHO의 질병코드 분류는 치료가 필요한 항목에 대한 구분일뿐 여기에 등재된다고 해서 과도한 규제가 생기지는 않는다"며 "코드분류 항목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개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적절한 대책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승범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 과장은 "청소년의 게임과몰입은 게임 자체가 문제 요인이 아니라 부모의 양육 태도나 학업 스트레스, 교사와 또래의 지지 등 다양한 심리사회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정의준 건국대 산학협력단 교수와 진행한 '게임이용자 패널(코호트) 조사 1~5차년도 연구'를 근거로 한 것이다.



그동안 복지부는 WHO의 방침이 확정되면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문체부는 확신할 만한 과학적 연구 결과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중론'을 내세웠다.



WHO는 오는 20~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보건총회에서 이 사안의 승인 여부를 다룰 계획이다. 여기서 ICD-11이 초안대로 통과되면 5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거쳐 각 나라의 정책에 반영된다. 우리나라도 통계청의 코드 분류를 거쳐 2025년께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이 항목을 반영할 예정이다. 다만 두 부처는 ICD-11을 국내 실정에 맞게 도입하기 위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조 과장은 "복지부도 게임이용장애의 질병코드 분류와 관련한 부작용이 있다면 당연히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질병 등재 전후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고 관련 협의처를 만들어서 꾸준히 논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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