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해진 소년범죄…엄벌화냐 사회화냐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특별취재팀]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 인원 20만명을 처음 넘긴 청원은 '청소년보호법 폐지' 요구였다. 2017년 9월 중학생 등 7명이 또래 여중생을 무차별적이고 잔혹하게 폭행한 일명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발생 이틀 뒤 올라온 청원에 단 사흘만에 29만6330명이 동의해 청와대 답변 기준(20만명)을 넘어섰다.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 처벌을 감경하는 규정이 담긴 '소년법'과는 관련 없지만, 청원 취지는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에게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청소년들의 강력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청소년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소년법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 글이 잇따랐다. 지난해 2월 '미성년 성폭행 형량을 올려 달라'는 청원에는 23만8442명이, 같은 해 7월 소년법 개정 청원에는 20만802명, 올 2월 '영광 여고생 성폭행 사건 가해자인 10대들을 엄벌하라'는 청원에는 21만7786명이 동의했다.





청소년 범죄에 대한 국내 여론은 '처벌 강화'에 무게가 실려 있다. 10대들에 의한 잔혹 범죄가 발생하면 여론은 여지없이 용광로처럼 들끓었다. '엄벌주의'에 대한 반대 주장도 만만치 않다. '강력한 처벌'이 문제 해결의 우선적 해법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내 청소년 범죄 총량은 추세적으로는 줄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소년범 수는 2016년 7만5328명, 2017년 7만1566명, 지난해 6만5969명으로 감소 추세다. 처음 통계가 집계된 1994년 소년범은 10만명에 달했다. 총량의 감소세와 달리 강력범죄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형사사법정책 선진국인 일본은 지난 20년 간 소년범죄 '엄벌화 정책'을 폈다. 히지만 유의미한 범죄율 감소 등 성과는 내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소년범 재범률은 33.8%다. 처벌 강화가 이들의 재범을 막는 데는 한계가 분명하다.



특별취재팀(김민진 차장 박나영 이관주 유병돈 송승윤 정동훈 이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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