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체제 '대외무역 30억弗' 처음 깨졌다…2년째 내리막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지난해 남북 교역을 제외한 북한의 대외 무역 규모가 전년 대비 48.8% 감소한 28억4000만달러(약 3조3455억원)로 나타났다. 총 교역 규모는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내리막이다.




코트라(KOTRA)가 19일 발표한 '2018년도 북한 대외 무역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수출은 전년 대비 86.3% 감소한 2억4000만달러, 수입은 31.2% 줄어든 26억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적자는 23억6000만달러로 전년도 20억1000만달러에서 17.5% 증가했다.



급격한 교역량 감소는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가 효력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 8월부터 시행된 결의안 2371호는 UN 회원국에 대해 북한산 석탄, 철광석, 수산물 등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고, 뒤를 이어 9월부터 시행된 2375호는 북한산 직물 및 의류 완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2017년 12월 시행된 결의안 2397호는 산업용 기계류나 수송기기의 대북 수출을 금지하고 있어 2017년 증가세를 보인 북한 수입도 지난해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북한 무역 규모가 대폭 축소된 가운데 북·중 교역량도 전년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북·중 무역 규모는 27억2000만달러로 전년도 52억6000만달러 대비 48.2% 감소했으며 무역적자는 23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9.2% 증가했다. 다만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북·중 무역이 북한 전체 대외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5.8%로 통계에 반영된 원유 수입 추정치(3억1000만달러)를 제외하더라도 95.2%의 높은 수준이다.




중국에 이어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순으로 북한의 상위 교역국에 이름을 올렸으며 스위스, 방글라데시, 독일, 가나, 브라질이 새롭게 10위권에 진입했다. 그러나 이들 신규 진입 국가가 북한 대외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모두 0.1%대로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일본은 2009년 이후 교역 실적이 전무한 상황이 지속됐다.



2017년에 채택된 UN 결의안으로 북한 수출입 금지 품목이 대폭 늘어나면서 북한 수출입 품목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제재 대상 품목인 광물성연료(HS 27), 의류(HS 61·62), 수산물(HS 03) 수출이 100% 가까이 감소하면서 북한 전체 수출 급감으로 이어졌다. 또한 2017년 큰 폭의 수출 증가세를 기록한 식용과실 및 견과류 수출도 유엔 결의(2397호)에 의해 수출이 금지되면서 전년 대비 94.5% 감소했다. 대부분의 품목에서 수출이 급감한 가운데 제재 대상 품목이 아닌 경공업 제품류의 수출은 늘었다. 시계 및 부분품(HS 91)이 1533.7%, 가발이 포함된 조제우모·솜털 및 그 제품(HS 67)이 159.3%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북한의 최대 수입 품목은 원유·정제유 등 광물유(HS 27)로 3억6000만달러가 수입돼 전체 수입의 13.7%를 차지했다. 2017년 수입 2~3위를 기록한 전기기기(HS 85), 보일러 및 기계류(HS 84)는 이들 제품의 대북 수출을 금지한 UN 제재 영향으로 각각 97.6%, 96.9%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수입이 감소한 가운데 식용유 등의 동식물성 유지제품(HS 15)이 27.9%,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증가한 비료(HS 31)가 132%의 증가율을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KOTRA 관계자는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한 무역 규모는 55억~76억달러 규모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30억달러를 밑도는 결과를 기록했다"면서 "UN 대북 제재가 북한 무역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재차 확인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제재 대상 외 품목의 수출입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북한 무역 규모 축소가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시간 베스트
오늘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