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백마 타고 백두산 올라 "자력갱생"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과 양강도 삼지연군을 6개월만에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에도 중요한 고비 때마다 이곳을 찾았다는 점에서 '스톡홀름 노딜' 이후 국면전환을 위한 결단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백두산과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 현장을 방문해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를 비판하면서 이럴 때일수록 자력갱생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이날 통신은 "(김 위원장이)백두의 첫눈을 맞으시며 몸소 백마를 타시고 백두산정에 오르시었다"고 밝혔다. 통신은 백두산 방문이 "우리 혁명사에서 진폭이 큰 의의를 가지는 사변"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백두산 입구에 자리 잡은 삼지연군의 인민병원과 치과전문병원 건설사업, 삼지연들쭉음료공장 등을 찾아 현재 마무리 중인 2단계 공사를 현지지도했다.

김 위원장은 삼지연에서 "지금 나라의 형편은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으로 의연 어렵고 우리 앞에는 난관도 시련도 많다"면서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더는 고통이 아니라 그것이 그대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적들이 우리를 압박의 쇠사슬로 숨조이기 하려 들면 들수록 자력갱생의 위대한 정신을 기치로 들고 적들이 배가 아파 나게, 골이 아파 나게 보란 듯이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앞길을 헤치고 계속 잘 살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그 누구의 도움을 바라서도, 그 어떤 유혹에 귀를 기울여서도 안 된다"면서 "오직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길을 불변한 발전의 침로로 정하고 지금처럼 계속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 높이 들고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의 삼지연군 방문은 지난 4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당시 그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올해의 첫 경제 현장 시찰로 삼지연군을 방문했다. 백두산 입구에 자리를 잡고 있는 삼지연군은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항일혁명활동 성지(聖地)'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출생지로 선전하는 곳이다. 지난해에도 김 위원장은 세 차례나 이곳을 찾았다.

7개월만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재개된 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렬된 직후이자 북한이 재차 연말이라는 시한을 미국에 제시한 상황인만큼, 북한은 자력갱생을 외치며 거듭 미국에 공이 넘어가 있음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에는 조용원(조직지도부)·김여정(선전선동부) 노동당 제1부부장과·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겸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마원춘 국무위 설계국장 등이 수행했고, 양명철 삼지연군 위원장이 현지에서 영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