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토사 아수라장, 민주당 5시간의 복구 지원…"다음에 또 와 달라"

아시아경제

[전북=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사람이 달라붙어서 싹 치워지는걸 보면 주민들도 위로가 되지”


8·29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당대표로 출마한 김부겸 후보는 폐기물을 실어 나를 마지막 트럭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 출마자들은 12일 호남 수해현장을 방문해 피해 복구에 동참했다. 이들이 찾은 전북 남원시 금지면은 섬진강 유역의 범람으로 제방이 유실돼 홍수 피해를 입었다. 피해가 접수된 곳만 2200개소로 마을 전체가 타격을 받았다.



마을주민 대부분이 농사를 짓고 있어 하우스와 농경지 피해가 특히 심각했다. 밭에는 채 흙탕물이 빠지지 않고 고였고 고추 모종은 물을 먹어 축축 늘어졌다. 마을 어귀에는 침수된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파손된 주택 자재가 산처럼 쌓였다. 수해 현장은 눈이 아니라 코가 먼저 알아차린다. 쌓여 썩어가는 자재들과 엎질러진 농약병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냄새와 석유 냄새가 뒤섞여 났다. 마을 안쪽까지 물이 들어찼음을 증명하듯 길바닥에는 범람 때 들어와 빠져나가지 못한 민물고기가 썩고 있었다. 포크레인은 폐기물을 연신 모아 날랐다.



미래통합당보다 한발 늦은 현장방문이라는 지적도 나왔지만, 주민들은 민주당을 반갑게 맞이했다. 금지면 마을 이장은 남원시장의 브리핑 중간에 손을 들고 나와 “5개면 마을이 총 1조 원가량 피해를 입었다. 가옥이 다 파손됐다. 최선의 힘을 다해주시길 꼭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낙연 후보는 “과거보다는 좀 더 세밀한 지원이 가능해졌다고 말씀드린다”며 “며칠 이내로 특별재난지역 추가선포가 있을 것 같고, 남원시도 시 전체가 해당되거나 아니면 피해가 심한 면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방 안까지 들어찬 토사를 함께 양동이에 담아 퍼내고 흙이 묻은 유리창을 떼어냈다. 함께 돕던 35사단 군 장병들을 찾아 “재난 이 있을 때마다 장병들의 인력과 장비의 도움이 있어야한다. 고맙게 생각한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후 전남 구례와 경남 하동 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금지면을 떠났다.



현장에 남은 김부겸·박주민 당대표 후보자는 가옥 하나씩을 도맡아 정리하기로 했다. “어머니, 쓰시는 거랑 안 쓰시는 거랑 알려주시면 저희가 보면서 치워나갈게예” 행정안전부 장관 출신답게 김 후보는 상황을 빠르게 정리하며 현장을 복구해나갔다. 토사와 하우스 자재, 농약통으로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김 후보는 폐기물과 가재도구를 분류하고 삽으로 토사를 퍼냈다.




민홍철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 신동근 최고위원 후보, 권인숙 의원 등도 박스를 나르고 자재를 치우며 묵묵히 동참했다. 약 한 시간 정도 작업 끝에 물에 잠겼던 창고는 그나마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이짝으로, 저짝으로” 집 주인의 말에 맞춰 정리해나가는 김 후보를 보며 그는 속상해하던 표정을 펴고 “참 고맙네, 다음에 또 와줘야겠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어머니 표정이 달라지셨잖아. 사람이 붙어서 저희가 이렇게 돕겠습니다하면 그 마음이 전해진다고” 김 후보가 기자들에게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박 후보는 이원욱·한병도 최고위원 후보와 함께 다른 가옥을 정리했다. 폐기물을 실어 나르는 트럭이 미처 한 후보를 보지 못해 한 후보가 손수레와 트럭 사이에 다리가 끼어 다치는 사고도 있었다. 한 후보는 간단한 응급처치를 마치고 다시 현장으로 복귀해 작업을 마무리했다.



민주당은 약 5시간 동안 복구 작업을 마쳤다. 김 후보는 “장관님, 소감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들의 요구에 “장관 목 떨어진지 오래됐으니 편하게 불러달라”며 “망연자실하신 주민들한테 조금이라도 국민들이 당신들과 함께 한다는 믿음을 주고, 모두가 열심히 해주신 모습들이 저분들에게 작지만 큰 위안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도 “많이 도와드리려고 했는데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겠다”며 “빠른 피해 복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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