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XX는 누구냐" 박용진·조응천·금태섭 줄줄이 '친문', '문빠' 좌표 찍혀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제발 국민의힘으로 가라", "민주당 X맨이냐", "정신 좀 차리세요!"




최근 추미애 장관 아들 군 시절 특혜 의혹에 소신 발언을 내놓은 여당 인사들이 '친문'(親文) 세력들과 '문빠'(문재인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을 빗댄 말) 들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다. 연일 욕설에 시달리는 정치인은 박용진, 조응천, 금태섭 전 의원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정치인 소신을 무시하며 당 입장을 맹목적으로 강요하는 전체주의적 사고를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연일 거친 항의에 시달리는 이들은 아직 별다른 대응이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 박용진 "의혹 자체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 장관 아들 군 시절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교육과 병역은 온 국민의 관심사라 국민의 역린"이라며 "(당이) 계속해서 이게 '불법이다, 아니다' 이렇게만 바라보고 있는데, 같은 국회의원으로서 그리고 군대를 갔다 온 사람으로서 국민에게 의혹 자체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전화로 휴가를 신청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전화로 휴가를 연장하는 사례는) 많지 않은 케이스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정세균 국무총리도 국무위원의 논란으로 이런 일이 있어서 민망하다, 이렇게 표현을 하신 거로 안다"고 했다.



다만 박 의원은 "국민의힘이 불법 논란을 말하려면 명확한 증거나 정황을 얘기해야 한다. (증거 없이) 대정부 질문 내내 추미애 장관 관련 얘기만 하니까 보는 입장에서 답답했다"며 "불공정한 케이스가 열려 있다면(확인했다면)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쪽으로 이야기하면 좋겠다"고 했다.





◆ 조응천 "그대로 다 까고 빨리 결론 내는 게 정답"



이에 앞서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은 지난 14일 신동아 인터뷰에서 "휴가 처리가 제대로 됐느냐 안 됐느냐로 시작된 문제가 이제는 통역병에 자대 배치 청탁까지 의혹이 다 나오고 있다"라면서 "다양한 증언과 증거들이 나오고 있으니, 있는 그대로 다 까고 빨리 결론을 내리는 것이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도 추 장관에 대해 "최근 국회에 나와 답변하는 모습을 보니 내용도 내용이지만 애티튜드(태도)가 굉장히 불편하다"며 "일종의 자기확신과 확증편향이 있는 것 같다"고 비판한 바 있다.





◆ 금태섭 "촛불정신을 지키자고 한 것이 얼마나 지났다고…"



금태섭 전 의원은 군 복무 특혜 의혹을 처음 제기한 당시 당직사병에 대해 '단독범'이라고 표현한 황희 민주당 의원에 "제 정신인가" 이라고 쓴 소리를 내 항의를 받고 있다. 금 전 의원은 지난 12일 해당 논란에 대해 "소속정당, 여야, 진보보수 이런 모든 걸 다 떠나서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다.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이 대표하는 국민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국회의원의 존재 근거를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며 황 의원을 지적했다.



이어 "법무부장관에게 불리한 사실을 주장한다고 해서 (만약 그 주장이 설령 사실과 다르다고 해도) 국민의 한 사람, 그것도 20대 청년에게 '단독범'이라는 말을 쓰다니. 제 정신인가. 국민이 범죄자라는 말인가"라며 "촛불정신을 지키자고 한 것이 얼마나 지났다고. 정말 최근에 국회의원들이 여기저기서 앞다투어 한마디씩 하는 걸 들어보면 눈과 귀를 믿을 수가 없을 정도다. 하루종일 말할 수 없이 마음이 답답하다"라고 비판했다.





◆ "민주당 떠나 국민의힘 가라"



문제는 이들 의원에게 쏟아지는 거친 항의다. 자칫 의원들의 소신 발언이나 의정 활동을 위축할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진보 성향 정치학자 최장집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항의를 일삼는 이들이 여론을 주도하고 언론을 제한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18일 오전 박 의원 페이스북 최신 게시물에는 50여 개 댓글이 달려있다. 대부분 박 의원 발언에 대한 비판이다. 한 누리꾼은 "박용진 의원 당신이나 우선 제정신 차리고 스스로 돌아보고나서 남 비판하길! 인민재판 당하는 동료 정치인이나 의원들 등에 앞뒤 사실관계 확인도 안하고 스스럼없이 X 꽂고선 혼자 고고한 체 튀어보려는 덜된 인성부터 스스로 먼저 돌아보시길!"이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민주당에서 추미애 장관을 지키지 못할 거면 탈당하시오. 진실을 외면하고 당을 배반한다면 그것은 당원과 지지하는 국민을 배반하는 것이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다른 의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금태섭 전 의원 발언은 지난 12일 나왔지만, 해당 발언에 대한 비판은 일주일이 지난 오늘(18일)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강성 지지자들의 거친 항의는 자칫 민주주의에 위해를 가한다는 견해도 있다.



최장집 교수는 지난 6월말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한국정치연구'에 기고한 '다시 한국 민주주의를 생각한다'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촛불 시위 이후 문재인 정부의 등장은 한국 민주주의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가는 전환점으로 기대됐지만, 지금 한국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해있다"라며 "이 위기는 학생 운동권 세대의 엘리트 그룹과, 이들과 결합된 이른바 '빠' 세력의 정치적 실패에서 왔다"고 했다.



이어 "특정 정치인을 열정적으로 따르는 '빠' 현상은 강고한 결속력과 공격성을 핵심으로 한 정치 운동"으로 분석해 "가상으로 조직된 다수가 인터넷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여론을 주도하고, 이견(異見)이나 비판을 공격하면서 사실상 언론 자유를 제약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들이 정당 지도자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갖고, 실제 공천과 선거과정에서 집단을 동원해 영향력을 발휘한다"라며 "결과적으로 정당 정치와 선거 과정에서 부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최 교수는 운동권 세력의 도덕성 괴리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 교수는 "개혁을 주창하는 진보 정치가들이 스스로 도덕적 개혁자를 자임하더라도 실제 현실은 그들이 설정한 높은 도덕적 기준과 규범들에 비슷하게라도 다가가지 못 하고 있다"라며 "새로운 정치 계급으로 등장한 학생운동 세력이 문제의 해결자가 아닌 문제 그 자체가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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