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 드 코리아의 오아시스 '피드존(FeedZ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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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 이균재 기자] 도로사이클 선수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곳이 있다. 지친 순간 음식물을 제공받을 수 있는 피드존(FeedZone)이다. 지난 12일 시작된 국내 최고 권위의 국제도로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코리아 2019에도 ‘오아시스’가 있다.


도로사이클 선수들에게 달릴 수 있는 힘을 제공하는 에너지는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레이스 당일엔 5000 칼로리 이상 열량이 소모된다. 경기 당일 선수들의 하루 열량 섭취량도 5000 칼로리 정도다. 선수들은 적어도 레이스 시작 3시간 전에 식사를 끝낸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소화해 달릴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다.


빠른 속도로 장거리를 이동하는 만큼 에너지 소모량도 크다. 평지가 많은 코스는 180km에서 길게는 260km까지 쉬지 않고 달린다. 산악구간이 있는 코스도 150~160km 정도 페달을 밟아야 한다. 시속도 엄청나다. 오르막은 35km/h, 평지는 40km/h 이상, 내리막은 90km/h 가까이까지 오른다.



선수들은 음식물을 몸안에 품고 출발 총성을 기다린다. 저지 뒷면의 등쪽엔 3개의 주머니가 달려 있다. 그 안에 기호에 맞는 음식물을 넣고 출발한다. 레이스 중반 음식물이 동나면 열량 보충이 필요하다. 1시간 반~2시간이 지나 다리가 무거워질 때쯤 나타나는 곳이 바로 피드존이다.


피드존은 피로도가 극에 달한 선수들에겐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각 팀의 스태프들은 미리 팀카를 타고 피드존으로 이동해 오매불망 선수들을 기다린다. 스태프들이 가장 집중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피드존은 안전을 위해 속도가 줄어드는 오르막에 주로 설치된다. 수십여 명의 선수들이 뒤엉켜 빠른 속도로 지나치기 때문에 스태프와 선수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무전을 통해 사전 교신하거나 형형색색의 유니폼을 통해 제 선수를 구분한다.


스태프들이 보급주머니를 건네주면 선수들은 음식물만 저지에 보관하고 보급주머니는 버린다. 음식물은 당이 많은 탄수화물 식품이 많다. 영양분이 많은 스포츠음료나 에너지바를 주로 먹는데 예전보다 무게는 줄고 휴대는 간편해졌다. 선수들의 기호에 맞게 바나나, 초코바 등을 먹기도 한다.


김성주 전 대한자전거연맹 부회장은 “열량 보충을 위해 극한 상황에서 에너지바 등을 섭취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며 “자연스럽게 몸에 적응하기 위해 음식물을 보급받는 훈련을 한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에게 피드존만큼 중요한 건 수분 공급이다. 통상 규정상 경기 시작 1시간 뒤부터 도착 30분 전까지 심판의 허락을 받아 물을 보급밥을 수 있다. 날씨가 더우면 심판의 재량에 따라 항시 물을 주기도 한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물당번도 따로 있다. 팀카에서 물을 받아 몸에 품은 뒤 동료들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한 팀에서 6명이 출전해 대게 팀의 막내가 물당번을 담당한다. 예외도 있다. 스프린트에 강한 선수가 산악구간을 달리는 날엔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기에 물당번을 맡기도 한다. /dolyng@osen.co.kr


[사진] 이균재 기자 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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