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김학범의 과감한 로테이션이 도쿄로 이끌다
OSEN
[OSEN=이균재 기자] 김학범 감독의 과감한 로테이션 전략이 세계 최초 9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의 초석을 다졌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밤 태국 빠툼타니의 탐마삿 스타디움서 끝난 호주와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전서 후반 김대원(대구)과 이동경(울산)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대회 결승에 오른 한국은 이번 대회 상위 3개국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획득했다. 한국은 선배들이 세웠던 8회 연속 올림픽행 기록을 9회 연속으로 늘리며 올해 일본서 열리는 2020 도쿄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한국은 오는 26일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결승에 선착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우승컵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김학범 감독의 로테이션 전략이 적중했다. 김학범 감독은 이번 대회서 적게는 6명, 많게는 8명의 선발 라인업을 바꿨다. 무더운 날씨에 3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살인일정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김학범 감독은 상대에 따라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로테이션하며 체력을 비축했다. 수장이 신뢰를 보낸 만큼 제자들도 그라운드를 번갈아 밟을 때마다 제 몫을 해냈다. 5연승으로 결승에 안착하며 승승장구했다.
김학범 감독은 지난 요르단(8강)전과 비교해 호주전 선발 라인업에 5명이나 변화를 줬다. 원톱 스트라이커를 조규성(안양)에서 오세훈(상주)으로 바꿨다. 2선 공격수인 정승원(대구)과 엄원상(광주)도 재차 선발 출격하며 앞선에만 무려 3명이나 변화를 줬다.
로테이션 효과가 컸던 탓일까. 한국은 시작과 동시에 호주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넘치는 체력으로 전방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을 가하며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전반 중반 오세훈의 터닝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고, 전반 종료 직전 김대원(대구)의 오른발 중거리포가 간발의 차로 빗나가는 등 45분간은 상대를 압도하고도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엄원상을 빼고 이동준(부산)을 투입하며 우측면에 변화를 꾀했다. 후반 초반에도 두 차례 골대를 맞히는 등 불운이 이어지는 듯했다. 두드리니 열렸다. 후반 11분 라이트백인 이유현(전남)의 오른발 중거리포가 골대를 맞고 나오자 김대원이 침착하게 왼발 리바운드 슈팅으로 호주의 골네트를 갈랐다.
김학범 감독은 리드를 잡았음에도 변화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19분 정승원 대신 이동경(울산)을 투입하며 공격적인 변화를 줬다. 신의 한 수였다. 이동경은 후반 31분 쐐기골을 꽂아넣었다. 2경기 연속 교체 투입돼 슈퍼 조커 역할을 해냈다. 감독의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매 경기 체력을 아꼈던 한국은 호주전 말미에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상대보다 한발 더 뛰며 호주의 추격의 의지를 꺾었다. 선수단을 향한 김학범 감독의 굳건한 믿음이 본선행의 초석을 다졌다. /dolyng@osen.co.kr
[사진] 빠툼타니(태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