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인턴십도, 수표 100만원도 친해서 준 것"…'뇌물수수' 유재수 혐의 부인

동방성 / 류선우 기자

2020-01-20 18:01:27

금융위원회 재직 시기 전후로 금융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편의를 제공한 혐의 등을 받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측이 재판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아들에게 준 인턴십도, 수표나 항공권도 모두 사적인 친분관계에 의해 받은 것이지 직무와 관련한 이익 제공이 아니었다는 취지다.

20일 오후 2시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뇌물수수와 수뢰후부정처사,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유 전 부시장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향후 공판이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검찰과 변호인이 쟁점사항을 정리하고 증거조사 방법 등을 논하는 절차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날 유 전 부시장은 출석하지 않고 변호인 3명이 참석한 가운데 약 1시간 15분 동안 재판이 진행됐다.

유 전 부시장 변호인은 "전반적으로 뇌물죄에 대한 부분은 부인한다"며 "피고인과 공여자들 사이의 사적 친분관계에 의해서 받았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뇌물 공여자로 지목된) 신용 정보업체 사장 윤모 씨의 경우 피고인과 가족끼리 오래도록 교류하고 지낸 사이"라며 "수표 100만원 수수는 윤 씨가 손자처럼 생각하던 피고인 자녀에게 용돈 명목으로 50만원씩 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 전 부시장이 윤 씨에게 아파트 구매대금 2억5000만원을 무이자로 빌리고 이중 1000만원은 채무를 면제받은 것에 대해서는 2011년에 발생한 일이라 공소시효(7년)가 지났다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무이자 차용에 따른 금융이익 수수 부분 등에 대해선 변호인 의견서에 공소시효 지났다는 것 외의 법률적 주장은 따로 기재돼 있지 않은데 직무관련성 부분도 주장하는 것인지 의견을 다시 말해달라"고 하자 변호인은 "공소시효도 지났고 직무관련성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에 대해 "그 부분은 수사 단계에서도 검토한 사안"이라며 "윤 씨의 뇌물 공여는 포괄일죄(여러 행위가 포괄적으로 한 개의 구성요건에 해당해 일죄를 구성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윤 씨는 유 전 부시장에게 아파트 대금을 빌려준 이후로도 책값이나 아들 용돈, 직원 선물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했으며 이는 같은 목적으로 행해진 뇌물 공여라는 의미다.

하지만 유 전 부시장 측 변호인은 이를 포함해 다른 뇌물수수 혐의에 관해서도 일관되게 직무연관성과 대가성이 없었으므로 뇌물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모두 피고인과 친분관계에서 제공된 것이었다는 주장이다.

변호인은 자산운용사 대표인 최모 씨에게 오피스텔을 제공받은 것에 대해서 "피고인이 오피스텔을 이용한 적이 없어 뇌물을 수수한 적이 없고 설사 수수했어도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 씨에게 항공권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항공권을 받은 건 인정하지만 적극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고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없다"고 말했다.

최 씨는 유 전 부시장의 동생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도 변호인은 "제3자 뇌물수수가 기본적으로 인정되려면 부정청탁이 있어야 되는데 부정청탁은 직무와 관련해 특정되는 구체적인 청탁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 청탁은 없었다"며 부인했다.

이 밖에도 변호인은 유 전 부시장이 자산운용사 대표 정모 씨에게 항공권과 아들 인턴쉽 기회를 제공받은 것에 관련해서는 "항공권을 구매해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없고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없다"며 "피고인 아들이 인턴으로 일한 건 맞지만 여전히 친분관계에 따른 것이라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이 전반적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부분에서 직무관련성과 대가성 부인하고 개인적 친분관계에 의한 것이란 주장을 했다"며 "직무관련성과 대가성 여부에 있어서 개인적 친분관계에 의한 수준에 그치는지를 쟁점 삼아 심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이 신청한 증인 9명을 모두 채택했다. 다음 재판부터는 공판기일을 열고 증인 신문을 시작할 예정이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 재직 시기를 전후한 2010년부터 2018년 사이 금융업계 관계자 4명으로부터 4950만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을 수수하고, 일부 업체에는 제재 면제 효과가 있는 금융위원장 표창을 받게 하는 등 부정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금융업계 관계자들에게 자신의 책을 대량으로 구매하도록 하거나, 오피스텔을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이들에게 동생의 취업 청탁을 요구하거나 아들에게 유급 인턴십을 제공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다음 공판기일은 2월 3일 오후 2시 진행될 예정이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사진=연합뉴스]



류선우 기자 new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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