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완치 후 혈장공여는 단 12건…치료제 개발 난항

스포츠서울


200519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코로나 확진
병원 내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분주한 의료진들의 모습. 이승환기자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국내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연구가 완치자의 혈액을 충분히 구하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3일 제약업계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완치자 1만450여명 중 지금까지 12명만이 혈장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혈장을 공여하겠다고 약속했다. 혈장 채혈이 완료된 건 5명 뿐이다. 혈장치료제 개발에는 최소 100명 이상의 코로나19 완치자 혈장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혈장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액 속 혈장에 들어있는 항체 등 면역 단백질을 추출·분획해 농축시킨 ‘고면역글로불린’ 제제다. 완치자의 혈장을 중증 환자에게 직접 수혈하듯 투여하는 ‘혈장치료’와는 다른 개념이다. 혈장 속 항체를 농축하는 과정을 거쳐 개발·생산하기 때문에 완치자의 혈장, 즉 혈액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GC녹십자가 국립보건연구원과 협력해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된 사람의 혈장을 활용한 혈장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혈장치료제는 오랜 기간 인체에 사용돼 온 면역글로불린 제제라서 다른 신약보다 개발 속도가 빠르지만 혈장이 없으면 개발 자체가 진행되기 어렵다.

이에 의료계와 제약사,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조속한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완치자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혈장치료제가 개발되면 중증 코로나19 환자에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완치자들이 적극적으로 혈장 공여에 참여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한 유명인들의 혈장 공여가 잇따르고 있다. 배우 톰 행크스,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등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한 후 혈장을 기부했다. 혈장 공여는 코로나19에서 완치해 격리 해제된 지 14일 이상 지난 성인만 가능하다. 고려대안산병원, 경북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대구파티마병원 등에서 할 수 있다. 나이와 체중 등 기본적인 요건을 확인한 후 코로나19 검사와 감염성 질환 여부, 혈액 속에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 얼마나 형성됐는지 등을 확인한다.

1차 검사에서 혈장 공여가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일주일 내 재방문해 혈장성분헌혈(500㎖)을 하면 된다. 혈장 공여를 원하는 코로나19 완치자는 관련 콜센터나 GC녹십자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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