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①]이석훈의 역사를 장식한 '킹키부츠'

뉴스컬처

2020-09-27 15:10:00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이석훈이 뮤지컬 '킹키부츠' 무대로 돌아왔다. 설렘과 긴장으로 가득했던 첫 뮤지컬 도전으로부터 2년이 라는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작품을 만나게 된 것. 그는 한층 더 섬세해진 연기와 깊어진 캐릭터 소화력으로 찰리를 그려내며 관객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처럼 뮤지컬 배우 이석훈의 시작임과 동시에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에 쐐기를 박게 해준 '킹키부츠'는 이석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킹키부츠'(제작 CJENM)는 구두공장을 되살리기 위해 80CM 킹키부츠 만들기에 나서는 찰리와 롤라의 이야기를 그린다. 찰리 역을 맡은 이석훈은 지난 2018년 '킹키부츠'를 통해 뮤지컬 무대에 데뷔했다. 그는 "2018년에 처음 뮤지컬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이 전부인 줄 알았다. '이 작품이 이렇구나'라는 걸 그때 다 알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이 작품을 하게 되고, 다시 대본과 악보를 보며 연습을 하는데 내가 끄집어내지 못한 부분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고 다시 '킹키부츠'를 만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때는 관객분들에게 보여지는 찰리가 어땠을지를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쪽에 초점을 맞췄다. '킹키부츠'는 찰리의 성장기 아닌가. 찰리가 너무 평범하거나 징징거리는 애로 끝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움직임이나 감정 표현에서 조금 더 디테일하게 신경 쓰려고 노력했다"고 이번 시즌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찰리는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이고, 그래서 티가 안 나요. 찰리가 제대로 성장하는 걸 보여주지 않으면 '킹키부츠'가 아니라 단순히 롤라의 구두 만드는 과정이죠. 그래서 찰리가 성장하는 모습에 집중하려고 했어요. 사실 찰리도 더 매력 있을 수 있고, 더 재미있을 수 있어요. 근데 그건 찰리가 아니라 이석훈이 튀려고 하는 거거든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극 중 화려한 무대와 흥겨운 넘버를 대부분 드랙퀸 롤라가 도맡고 있는 만큼, 롤라에게만 포커스가 맞춰지기 쉽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중심을 확고하게 잡아주는 찰리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다. 이석훈은 "모든 장면이 어렵다. 너무 튀어도 안 되고, 너무 안 튀어도 안 된다. 적정한 선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2막에서 '킹키부츠' 패션쇼를 앞두고 예민해진 찰리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것도 중요했을 터. 이석훈은 "그 장면이 잘 보이려면 1막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1막에 어떤 성격인지 확실하게 보여줘야 개연성이 보인다고 생각했다. 찰리는 니콜라가 리처드에게 갔을 때부터 화가 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다는 걸 구두를 보고 알게 됐으니까. 그러다가 공장에서는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한다. 정신이 나간 상태인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찰리 입장에서는 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은 때가 있다. 왜 내 말을 끝까지 안 들어주는 건지. 연출님은 나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연기해야 하는 게 맞다고 하셨는데, 연기를 하면서 억울해서 눈물이 차오르는 걸 막을 수가 없더라. 상황에 맞게 연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찰리 장인'으로 거듭난 이석훈이지만, 롤라 역할에 대한 열정도 내비쳤다. 그는 "롤라도 해보고 싶다. 작품 자체가 너무 좋지 않나. 호불호가 거의 없는 작품이고 개연성도 뛰어나다. 이런 작품을 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사실 롤라는 그냥 잘한다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웬만큼 경력이 없어서는 안 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찰리와 롤라의 관계만큼이나 두 사람과 아버지와의 관계성 역시 '킹키부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서사다. 처음 '킹키부츠' 무대에 섰을 때와 달리, 이석훈은 이제 한 아이의 아버지가 돼 무대에 오르고 있다. 아버지로서 새롭게 든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곰곰이 생각하던 이석훈은 "아이가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지원해줄 수 있는 아버지였으면 좋겠다. 저를 닮아서 다양한 것에 관심이 많을 거고, 다 해보고 싶을 거다. 다 하게 해주고 싶다. 안 힘든 직업은 없지 않나. 결정은 아이가 하게 할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





앞서 인터뷰에서 이석훈은 '하루하루 역사를 쓰고 있다'는 마음으로 살아간다고 밝힌 바 있다. '킹키부츠'는 그의 역사에 어떤 작품으로 기록될까. 이석훈은 "굉장히 중요한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뮤지컬 러브콜이 꾸준히 있었지만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서 고사하다가 처음 한 게 '킹키부츠'였다. 이렇게 좋은 작품에 좋은 역할로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었다는 건 정말 운이 너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 '킹키부츠'는 관객에게 위로를 주고, 또 관객에게 힘을 받고 있다. 이석훈은 "관객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분명히 불편하실 텐데 마스크를 쓰고 자리를 가득 메워주신다. 우리가 해야 할 건 매번 막공처럼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첫공할 때부터 정말 많은 배우들이 울었다. '이 시기에 공연을 보러 와주셨다고?'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감사하다. 내가 복 받은 작품, 인생 뮤지컬을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역사에서 중요한 포인트라는 생각이 들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관객을 향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내가 이런 감사함을 느껴도 되는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몇 번씩 울컥하죠. 조심스러운 시기이지만 웃고 싶으실 때,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으실 때 공연장에 와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진=CJENM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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